하지만 K교수는 준비단의 해명과 다른 취지의 설명을 내놨다. K교수는 조씨가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했던 2009년 당시 지도교수였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등학생의 경우) 인턴 확정이 안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여름방학에 인턴을 하기 위해선 몇 개월 전에 연락을 취해 온다"며 "방학 전에 미리 인턴 일자를 잡아두고 주말에 와서 대학원생들과 친분을 쌓는다"고 전했다.
또 K교수는 "(조씨가) 영어를 잘한다는데 일본 가고 싶다고 말을 했다는 기억이 있다"며 "(국제학회에) 가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니까 4명 중에 3번째 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조씨가 연구 과정에 기여한바가 없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다.
앞서 중앙일보가 조씨가 제3저자로 등재된 발표 초록이 실린 국제조류학회지(Phycologia)에 문의한 결과 해당 초록의 출판일은 7월 6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출판을 위한 초록 마감일은 그보다 앞선 4월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고3이던 조씨는 그래 3~7월 학기 중이었기 때문에 평일엔 인턴 활동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K교수는 "봉사활동을 한 것처럼 학생들이 확인서를 받고 싶어 할 때가 있다"며 "그럴 경우 도장을 찍어서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인서는) 학과에서 운영하는 비공식적인 것이라 학생들에게 (기관의 확인 요청이 올 경우) 장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며 "학생들에겐 일종의 기념장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고려대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국제조류학회에서 포스터 발표의 기회를 가졌다"고 썼다. 당시 지원 이력서에도 공주대에서의 인턴십 활동이 기재됐다. 공주대는 해당 인턴십 프로그램 및 조씨가 발표 초록에 저자로 등재된 과정의 정당성 여부를 가리기 위해 2차 윤리위원회 소집을 앞둔 상태다.
K교수는 "(조씨가) 먼저 연락을 해 와서 면접일을 잡았다"며 "면접 때 어머니랑 같이 왔는데 알고 보니 지인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K교수와 조씨의 어머니는 서울대 81학번 동기로, 같은 써클 활동을 하며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한다. 그는 당시 같은 기간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인턴을 한 고등학생은 "조씨 한명 뿐이었다"고 전했다.
공주대 역시 조씨의 인턴 활동 기록은 남아있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공주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인턴 모집 공고 및 활동 기간이 서류로 확인되지 않는다"며 "조씨의 인턴 활동과 관련한 공식적인 기록은 찾을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조씨의 어머니가 사전에 지인이 공주대에 교수로 재직 중인 것을 알고 딸의 입시 관련 스펙을 쌓아주기 위해 일부러 접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인턴 공고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조 후보자 딸이 지원했다면 사적 관계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며 "조 후보자 측이 딸의 입시 스펙을 쌓아주기 위해 일부러 지인을 찾아 나서고, 마치 우연인 것처럼 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