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ㆍ성범죄 등 ‘전과자’ 연예인, TV에서 안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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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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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의원, 영구 퇴출법안 대표 발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유통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지난 3월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마약이나 성범죄, 음주운전, 도박 등의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의 방송출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25일 발의됐다. 각종 범죄에 연루됐던 연예인들이 형식적인 자숙 기간을 거치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복귀하던 방송계의 관행에 철퇴를 내리겠다는 취지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방송 사업자가 마약 관련 범죄와 성범죄, 음주운전 및 도박의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사람을 방송에 출연시키지 못하도록 했다.

집행유예의 징역형도 금고 이상의 형으로 분류되므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마약ㆍ성범죄ㆍ음주운전ㆍ도박 등으로 처벌받은 연예인들은 방송에 출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방송법은 방송의 공적 책임을 들어 ‘범죄 및 부도덕한 행위나 사행심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 년의 자숙 기간이라 불리는 공백기를 가진 뒤 방송에 복귀한다.

실제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연예인 중 과거 마약과 성범죄, 음주운전, 도박 등의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2009년 엑스터시 등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배우 주지훈은 군복무 기간을 포함해 3년의 공백기를 가진 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001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다음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은 배우 이경영은 올해 4월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해치’로 지상파 드라마에 복귀했다. 또 이수근, 탁재훈, 김용만, 신정환, 토니안, 붐 등은 불법도박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뒤 자숙기간을 거쳐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때문에 이 같은 관행이 대중이 관련 범죄에 관대해지는데 일조하거나, 연예계 자정작용을 막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연예인을 우상으로 삼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여파가 크다는 것이다.

오 의원은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범죄자의 방송 출연을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이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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