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참나무’ 잇따라 말라 죽어…“지구 온난화로 해충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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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08.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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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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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가로수와 조경수로 심은 참나무가 말라 죽는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예년보다 덜 추웠던데다 올 여름 고온다습한 날씨가 일찍 찾아오면서 돌발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푸른 잎이 무성한 참나무들이 길을 따라 줄지어 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싱그럽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껍질이 새까맣게 변한데다 표면도 울룩불룩 튀어나왔습니다.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걸까?

나무 껍질 사이로 벌레 한 마리가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참나무에 구멍을 뚫고 사는 장수 유리나방류의 유충으로 추정되는데, 나무의 영양분을 빨아먹고 있었습니다.

광주 도심에서 확인된 피해목만 60그루, 공원수와 아파트 조경수까지 피해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광산구 관계자 : "나무병원 원장님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눠보려고 하고요. 일단 자문받은 의견은 수간 주사(나무 주사)와 병해충 지상방제 이렇게 두 가지를…."]

이렇게 말라죽은 참나무는 베어내야 합니다.

열흘 전까지만 해도 가로수가 남아있던 자리입니다.

유충피해가 심각해지자 밑동만 남겨두고 아예 도려냈습니다.

이 같은 피해는 전남 목포와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접수됐습니다.

수목 전문가들은 지난 겨울 기온이 높아져 장수 유리나방류의 부화율이 높아진데다, 고온다습한 여름이 일찍 찾아오는 등 서식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손재국/한국나무의사협회 수석부회장 : "온난화에 따라서, 이런 해충들이 옛날에는 있었어도 미미했겠지만 더 많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된 겁니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때아닌 돌발 병해충으로 나무들까지 신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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