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주차장’ 다세대주택 지진에 가장 취약

입력
기사원문
손서영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우리나라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내진 설계가 된 주택은 10곳 가운데 3곳에 불과합니다.

특히 1층을 주차장으로 쓰는 다세대주택이 지진에 가장 취약하다고 합니다.

손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1980년대 지어진 벽돌식 건물이 즐비합니다.

투시 장비로 벽면을 촬영하자 뻥 뚫린 모습이 눈에 띕니다.

철근이 격자 형태로 들어 있는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의 벽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차이납니다.

<녹취> 이상원(대한건축구조기술사협회) :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벽돌구조, 예전에 지어진 건축물이 많다 보니까. 벽돌구조는 지진에 대한 저항성이 많이 떨어져요. 가장 취약한 형태죠."

1층 주차장 기둥들이 위태롭게 건물을 받치고 있습니다.

1층을 빈 공간으로 두고 집을 지을 경우 기둥에 상부 구조를 받히는 힘이 전부 쏠립니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수평으로 가해지는 압력까지 더해져 기둥 상부에 균열이 가고 건물이 무너집니다.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두는 이른바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은 지진에 취약하기 때문에 일반 건축물보다 기둥이 하중을 2배 이상 견디도록 설계돼야 하는데요.

기둥 폭이 최소 40cm 이상은 돼야 하지만 실제로 측정해 보면 20cm 에 못미칩니다.

이 다세대주택은 정부가 3층 이상 건물에 내진 설계를 의무화한 2005년 이후에 지어졌지만 허가 과정에서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유은종(한양대 건축공학과 교수) : "3층에서 5층짜리는 건축구조기술사가 담당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지진에 대해서 안전한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지진 발생 빈도는 증가하고 있지만 대도시 주택의 내진설계비율은 30%를 밑돕니다.

게다가 건축물과 댐은 국토부, 학교는 교육부, 고속도로는 도로공사 등 감독 기관도 제각각입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취약 시설물 파악에 많은 시간이 걸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손서영기자 (bellesy@kbs.co.kr)


▶ [저작권자ⓒ KBS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