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못하는데 통행료 면제…“다음 달 넘기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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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26. 오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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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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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시민들 이동이 크게 줄면서 고속버스에 승객이 두 명만 타는 날도 있다고 합니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경우 운행을 멈춘 버스가 더 많은데, 지원 대책은 통행료 면제뿐입니다.

버스업계는 다음 달을 넘기기도 힘들다고 토로합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터미널에 버스가 가득 찼습니다.

최근 승객이 크게 줄어 운행을 못 하는 버스가 늘어난 탓인데, 차가 워낙 많다 보니 주차장소가 아닌 곳까지 버스를 대야 할 정도입니다.

[전준태/고속버스 기사 : "낮에는 나가야 된단 말이에요, 차들이. 그런데 못 나가고 터미널을 돌고 있어요."]

대구·경북행 버스는 거의 빈 차로 운행 중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해 구미로 가는 한 버스 안입니다.

28석 자리인데, 단 2명밖에 타지 않아 텅 빈 상태입니다.

일부 기사는 임금의 70%를 받고 휴직에 들어갔고, 나머지는 다음 달에 교대로 쉬어야 할 처지입니다.

[고속버스 기사/음성변조 : "말이 유급휴직이지 요새 워낙 운행이 안 되니까 보내는 거죠. 그렇죠? 35명이면 35명, 50명이면 50명."]

시외버스는 상황이 더 안 좋습니다.

이 업체는 천4백 대 중 절반이 운행을 못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 단 하루만 일한 기사도 있습니다.

평소대로 한 달 17일 근무했다면 3백만 원 정도 받았겠지만, 사실상 일당제 개념이라 이번 달에 받는 돈은 14만 원 정도뿐입니다.

[시외버스 기사/음성변조 : "회사하고 통화했는데 지금 일 시켜줄 여지가 없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도 같이 있고. 한 가정이 살아야 하는데 이게 무너지면..."]

업계 어려움은 승객 불편으로도 이어집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일부 버스 회사가 감축 운행을 하면서, 배차 간격이 평소보다 2~3배 이상 늘어난 경우도 있습니다.

[버스 승객/음성변조 : "어휴, 출퇴근하는데 미칠 것만 같아요. (한 번 놓치면 얼마나 걸려요?) 2시간 이상 기다려야 돼요."]

정부는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대책을 내놨지만, 지난달 말 이미 고속버스 승객이 70% 이상 줄어 운행도 크게 줄어든 상황에 큰 도움이 안됩니다.

게다가 고속버스와 M 버스는 국토부가, 시외, 시내버스는 자치단체가 면허권을 가지고 있어 일관된 대책 마련도 쉽지 않습니다.

[박근호/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부회장 : "중앙에서는 지방 정부가 해야 된다,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의 보조가 필요하다고 하는 입장의 중간에 놓여있어서 아주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운행 손실 보전금을 지원해 주길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10만 명으로 추산되는 노선버스 종사자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다음 달도 넘기기 어렵다며 추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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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기자 (swim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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