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람선처럼 갇혀 죽어가고 있다” 코호트 격리 요양시설 사망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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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확진자 57명 사망… 의협, 전담 병상으로 이송 촉구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가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전국 요양시설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숨진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후 확진자 수는 57명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울산 양지요양병원의 경우 24명이 숨졌으며, 충북 청주 참사랑노인요양원에서는 8명이 사망했다. 16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경기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은 지난 13일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누적 사망자가 38명으로 증가했다. 상당수 사망자들이 사인 조사 뒤 사후 확진자로 추가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

요양시설은 환자들이 같이 거주해 밀집도가 높고, 연령대도 높은 경우가 많아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실제로 지난 27일까지 울산 남구 요양병원 243명, 경기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164명, 서울 구로구 요양병원·요양원 누적 136명, 충북 청주 참사랑노인요양원 105명 등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병상을 기다리다가 숨지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사망자 38명 중 27명이 전담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졌다. 지난 6일부터 코호트 격리된 울산 양지요양병원도 사망자 24명 중 5명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숨졌다. 때문에 대한의사협회는 코호트 격리가 환자 상태를 악화시킨다며 환자들을 전담 병상으로 즉시 이송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부천 효플러스요양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호트 격리는 결국 병상 부족에 기인한다”며 “정부는 코로나19 전용 병원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요양병원의 코호트 격리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전날 이 게시판에 올라온 ‘코호트 격리돼 일본 유람선처럼 갇혀서 죽어가고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을 구출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은 29일 오후 현재 1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서울 구로 요양병원에서 근무 중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기존 간호인력도 번아웃되면 아무도 환자를 돌볼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며 “현재까지 인력 지원이 되지 않고 해결 방법도 아직까지 막막하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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