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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낮고 겸손했던’ 오거돈 부산시장의 사직구장 방문…“최동원 정신을 롯데도”

기사입력 2019.03.24. 오전 07:55 최종수정 2019.03.24. 오전 07:55 기사원문
-오거돈 부산 시장, 롯데 개막전 맞춰 사직구장 방문
-최동원 동상 앞에서 헌화와 묵념부터 한 오 시장
-“불가능에 도전한 '최동원 정신'처럼 올 시즌 롯데도 불가능에 도전했으면”
-시종일관 '낮고, 겸손'했던 오 시장의 사직구장 방문
 
롯데 개막전을 앞두고 최동원 동상에 헌화하고 묵념한 오거돈 부산시장이 동상의 발을 만지고서 생각에 빠져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부산]
 
오거돈 부산시장이 롯데 자이언츠 홈 개막전을 맞아 부산 사직야구장을 찾았다. 부산야구의 전설 故 최동원을 추모하고, 롯데 자이언츠의 2019시즌 선전을 기원했다. 경남고 후배이자 롯데의 상징 이대호와의 만남의 시간도 가졌다. 
 
시즌 개막전을 앞둔 3월 23일 부산 사직야구장. 오후 2시 경기 시작을 앞두고, 야구장 앞 광장에 있는 故 최동원 동상 주위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동상 앞을 지날 때면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동상의 주인공을 바라봤다.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고갤 숙여 묵념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동상 발치엔 ‘최동원 팬클럽’ 회원들이 헌화한 꽃다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잠시 뒤 사람들의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롯데 선수가 나타났나' 싶을 정도로 많은 이가 광장 한 지점을 향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인파 속에서 나타난 이는 바로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었다. 오 시장은 부인 심상애 씨와 함께 최동원 동상 앞으로 다가섰다.
 
오 시장은 이날 롯데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러 사직구장을 찾은 터였다. 보통 정치인이 야구장에 오면 형식적인 행사와 사진 촬영만 하고, 금세 야구장을 떠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 오 시장의 동선은 조금 달랐다. 야구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부산야구의 전설이자 롯데의 자랑인 故 최동원을 추모하러 간 오 시장이었다.
 
최동원 동상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한 오거돈 시장. 오 시장은 최동원 동상의 발을 만지며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부산시가 이대호를 청렴부산 홍보대사로 위촉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남고등학교 1967년 졸업생인 오 시장은 1977년 졸업생인 고 최동원의 10년 고교 선배다. 오 시장은 시장 취임 전 경남고 총동창회장을 맡았었고, 이를 인연으로 최동원 기념사업회 고문도 맡아 최동원과 남다른 인연을 이어갔다.
 
오 시장은 사직구장에 들어가기 전 최동원 동상을 먼저 찾아 헌화했다. 그리고서 부인 심상애 씨, 부산시 청년들과 함께 고인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묵념이 끝난 뒤에도 오 시장은 자릴 뜨지 않고서 최동원 동상의 발을 매만지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부산시 관계자는 고 최동원과 롯데, 그리고 오 시장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불세출의 투수'로 시대를 풍미한 최동원은 은퇴 뒤 정치인으로 변신, 1991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꼬마 민주당’ 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까닭에 야당 후보론 당선 가능성이 0%에 가까웠다. 하지만, 최동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야당 후보론 적지 않은 37.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선은 다른 이의 몫이었지만, 득표율 2위를 기록한 최동원은 훗날 2등에 디한 아쉬움보단 완주에 대한 기쁨이 더 컸다는 말로 자신의 선거 출마를 후회하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청와대와 내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 부산시 재무국 국장으로 돌아온 1992년, 그해가 바로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해였다. 그리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당선까지 됐다불가능에 도전했던 최동원 정신처럼, 롯데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바라는 마음에서 시장께서 최동원 동상 앞에서 헌화와 묵념을 하신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야구장으로 자릴 옮긴 오 시장은 박인영 부산시의장, 롯데 자이언츠 김종인 대표이사 등과 함께 롯데 개막 행사에 참석했다. 오 시장은 롯데 양상문 감독에게 꽃다발과 함께 올 시즌 선전을 기원하는 덕담을 건넸다.
 
'낮고 겸손'했던 오 시장의 사직 방문
 
경기 전 기념촬영. 왼쪽부터 장정석 키움 감독, 김종인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 오거돈 부산시장, 양상문 감독 순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오 시장은 롯데 '간판스타' 이대호의 ‘청렴부산 명예홍보대사’ 위촉식에도 자릴 함께 했다. 부산시 청렴정책팀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대호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청렴부산 명예홍보대사'는 무보수 명예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대호는 부산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야구도시' 부산을 대표하는 선수다. 지난해 3할대 타율과 35홈런을 기록한 것도 대단하지만 2017년 142경기, 2018년 144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함과 성실함을 보여준 것을 높이 평가했다그만큼 부산 홍보를 꾸준하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대호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의 사직구장 방문은 시종일관 '낮고 겸손'했다. 구장을 찾을 때부터 오 시장은 양복 대신 후드티를 입었고, 경기 중엔 롯데 점퍼를 입고서 롯데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때마다 옆 관중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함께 했다.
 
구장 주변을 돌며 예비 유권자들과 '악수의 시간'을 갖는 대신 묵묵히 최동원 동상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는 코스를 선택한 것도 오 시장 자신이었다. 
 
오 시장은 최동원 동상의 발을 만지며 무슨 생각에 잠겼던 것일까.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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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스포츠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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