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화폐를 통해 그 가치를 교환하곤 합니다. 오늘은 2017년 11월 15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4억 5천만 달러(한화 약 5,000억)에 낙찰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살바토르 문디'는 본래 17세기 영국 왕실의 컬렉션 중 하나였습니다. 그 후 4세기 이상 행방이 묘연하다가, 1958년 유명 컬렉터 리치먼드가 자신의 컬렉션들을 소더비 경매를 통해 처분하면서 '살바토르 문디'는 다시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 경매에 출품된 살바토르 문디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낙찰가가 45파운드에 불가했습니다. 누구도 그것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진짜 작품이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잊혀져 갔던 '살바토르 문디'는 2005년 다시 미국 지방의 한 경매장에 나타나 1만 달라에 낙찰받은 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복원 전문가인 모데스티니에게 전달되어 3년간의 복원 작업을 통해 그림의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되면서 다시금 그림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5,000억 짜리 그림 누가 사 갔을까?
경매의 특성상 구매자에 대한 정보는 보안 처리되고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 5,000억이라는 거액을 지불하고 그림을 누가 사 갔을지 궁금한 건 당연할 겁니다. 하지만 경매 3주 후 아부다비 문화관광부가 공식 성명을 내면서 이 거액의 그림의 주인이 누가 되었는지 점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부다비 문화관광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살바토르 문디'를 확보했으며, 아부다비 루브르 박물관을 통해 전시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경매 당일 경매에 실제 참여한 인물도 사우디의 바데르 빈 압둘라 빈 무함마드 왕자라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2년 가까이 그림이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그림이 어디 보관되어 있을지 궁금증을 더해가던 중, 유명 예술 산업 전문매체 아트넷을 통해 '살바토르 문디'가 현재 빈살만 왕세자의 개인 호화 요트 '세레네'안에 보관되어 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살바토르 문디'는 사실 위작?
'살바토르 문디'가 5,000억 원에 낙찰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되면서 그림에 대한 여러 이슈도 함께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위작 논란입니다.
프랑스의 예술사 학자이자 루브르박물관의 자문 위원인 '자크 프랭크'는 영국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살바토르 문디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 아닌 그의 제자 베르나르디노 루이니가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옥스퍼드 대학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연구하는 랜드루스 교수는 해당 그림은 다빈치가 20~30퍼만 참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살바토르 문디'의 '위작'논란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선 실제로 위작일 경우 작품의 가격은 150만 달러(환화 약 17억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예견까지 나왔습니다.
올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서거 500주년을 맞아 파리 루브르에서도 '살바토르 문디'도 전시 작품 중 하나로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작품이 전시 목록에서 빠지면서 그림에 대한 여러 의문은 다시금 미궁으로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