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스타 주윤발, 검은 마스크 쓰고 反中시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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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10.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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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4개월을 넘긴 가운데 홍콩 톱스타인 주윤발(周潤發·저우룬파)이 마스크를 쓰고 시위현장에 참석해 화제가 되고 있다.

1980~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 중심에 섰던 배우 주윤발. /트위터

10일 홍콩 매체 보도에 따르면 주윤발은 지난 4일 검은색 모자와 복장,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 시위에 참석하다가 한 팬으로부터 사진을 함께 찍자는 요청을 받았다. 평소 팬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그는 팬의 요청에 거리낌없이 응해줬다고 한다. 이후 이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SNS) 상에 사진을 찍어 올려 화제가 됐다.

이날은 캐리 람 홍콩 행정정관이 5일 0시부터 사실상 계엄령에 해당하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을 때다. 당시 홍콩 정부는 시내 모든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게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금지했으나 같은 날 오후 홍콩 시민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오히려 더욱 큰 항의 집회를 벌였다.

홍콩 톱스타 주윤발이 지난 4일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한 팬으로부터 함께 사진 찍자는 요청을 받은 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트위터

홍콩팬들은 주윤발의 행동에 대해 극찬을 하고 있다. SNS에서는 "그는 역시 다르다" "괜히 영웅인 것이 아니다"라는 찬사까지 넘쳐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보면금지법 시행을 사실상 계엄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홍콩 정부가 복면금지법을 시행하기 위해 1922년 제정된 긴급법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긴급법은 공공 안전이 위협받을 때 행정장관이 의회인 입법회의 승인 없이 법령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긴급법이 발동된 경우는 1967년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반영(反英) 폭동 때 한 번뿐이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지로 이민을 떠난 홍콩 주민은 30만명에 달했다.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던 주윤발과 이연걸, 성룡 등 거물급 스타들도 비슷한 시기에 할리우드로 떠났다.

당시 중국 공산당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약속을 의심한 홍콩 영화계 관계자들이 표현의 자유 축소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전효진 기자 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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