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중인 드라마 스태프 사망 “자리엔 뜨다 만 라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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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8.02. 오후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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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제작 현장에서 일하던 외주제작사 소속 프리랜서 노동자 김모씨(30)가 지난 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SBS노조는 “드라마 제작현장의 장시간 노동관행이 부른 참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SBS노조는 2일 ‘사람 잡는 제작관행, 즉각 철폐하라’라는 성명을 내고 “김씨가 숨진 자리엔 미처 뜨지 못한 라면 한 그릇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노조는 방송 현장에 못다 핀 꿈을 남긴 채 스러진 안타까운 청춘 앞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망원인은 경찰이 조사 중이다. 노조는 “김씨에게 마지막 근무일 이후 30여시간의 휴식이 주어졌지만 직전 5일 동안 20시간 연속노동을 포함해 70여시간이 넘는 과로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계속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노동조건은 더 가혹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고용노동부가 정한 만성과로 인정 노동시간은 주 60시간이다.

노조는 이런 제작관행을 바꿔나가는데 사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68시간 노동’이 적용되지만 방송계 밤샘촬영은 여전하다. 노조는 “사측은 정부의 처벌유예 방침에 기대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행위를 마구 자행하고 있다”며 “노사 간 노동시간 단축 협상에서도 장시간 노동관행의 현행유지를 전제로 한 협상 태도를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노동자 목숨을 담보로 경쟁력을 추구하는 비인간적 제작 관행을 철폐하고 방송제작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라”고 했다.

언론노조도 성명을 내고 “노동시간 단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 자사와 외주사 모두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고용노동부에 지난 2월 진행한 드라마 제작현장 특별 근로감독 결과를 하루 빨리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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