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이라는 단어도, 이론이라는 단어도 이렇게 쓰고 있는 제가 보기에도 참 어려운 단어들입니다.
그냥 "노래", 노래부르는 것처럼, 그렇게 악기를 다룰 수 있고 그렇게 음악이라는 것을 자유롭게 하면서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초등학교 시절, 당시에 유행하던 대로. 여자는 피아노 학원에 남자는 태권도 학원에 보냈던 부모님 덕분에 저는 그저 학교에서 배우는 수박 겉핧기식의 음악교육밖에는 배우지 못했고, 겨우 대학시절에서야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샀던 오카리나를 통해서, 독하게 음악이라는 것을 해보고자 순수하게 독학으로 부딫쳐 왔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대학시절에 기타를 치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하지만 기타는 칠 줄 모르고 그저 애먼 기타 몸통을 타악기 마냥 두드리며 울며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고 싶어서, 정말 잘하고 싶어서, 지하철 역에서 공원에서 뱀 나온다느니, 동전을 던져주면 양반이요, 시끄럽다고 쫓겨다니면서. 그렇게 '악기로 노래를 한다'는 것을 짝사랑했던 시절들이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손끝이 곱아 터지고 피가 나도록 바이올린을 부여잡고 켜면서도, 악기를 사고 연습실을 다니기 위해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월급의 생활비를 아껴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면서도, 지하 연습실에서 악기를 만질 수 있었던 12시간이 그저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함께 도시락을 나눠 먹었던, 심벌에 연필끝처럼 드럼 스틱을 갈아대며 연습하던 후배와 숨쉬는 시간마저 남들보다 더 연습해야 한다고 기타를 부둥켜 안고 살았던, 제가 들었던 중에 가장 기타를 잘 쳤던 선배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런지....
그 모든 것이 아련해지는 것은, 이젠 첫사랑을 보낸 이후 이니셜을 따서 바이올린 등판에 이름을 새겨 놓고 바이올린의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아파서 그래서 더 사랑했던. 그 시간의 추억들이.
"싯귀 한 구절 천 원 한 장에도 팔지 못하고, 노래 한 자락 음반으로 나오지 못해도."
그 추억을 사랑할 수 있는, 당당하게 열정만으로 가득 차 있는.
새파랗게 젊거나 혹은 다 웃어넘길 수 있는 주름투성이 얼굴로 이 글들과 마주 앉게 될.
이제부터 되지도 않는 날갯짓을, 음악을 배우고 이해를 하지 못해서 그렇지 악기를 다루고 배우는 것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고 믿고 있는.
당돌한 당신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서론이 드럽게도 길었습니다만, 읽는 당신은 대충 읽어도 글을 쓰고 있는 나는 타자기를 두드리고 자료를 긁어모으고 스캔을 뜨고 노가다를 해서라도.
내가 소화해 낸 지식들을 새끼새에게 먹여주는 어미새의 심정으로. 열심히 써봐야 할테니까요.
이 정도 넋두리쯤은.... 그냥 원래 제 스타일이니깐. 다음 장에서부터는 넋두리 좀 덜 쓰고...
본론으로 들어갈테니, 읽기 싫으시면 이 장은 넘겨주시기를.
그래도 읽어주시고 찾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악에 대해서, 생초보 일자무식 깜깜이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