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코스닥 사다리'… 코넥스 올 상장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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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3.18. 오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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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문턱 낮아져 역할 줄고
K-OTC 장외시장으로 옮겨가
SK바사 등 올 25곳 상장할 동안
코넥스 입성 기업은 한곳도 없어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들의 '코스닥 발판' 역할을 하던 코넥스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K-OTC 등 장외시장이 활성화되고 기술특례상장 등으로 코스닥 시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코넥스 시장이 설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해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총 25개(스팩 제외)에 달한다. 거의 한달에 8개 정도꼴로 상장이 이뤄진 셈이다.

그러나 이 중 코넥스 시장 상장사는 '0'개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 유일하게 코넥스 상장을 계획했던 디에이티신소재가 지난 1월 심사를 자진 철회하면서 현재 상장 심사를 받는 기업도 전무하다.

사실 중소기업의 코넥스 시장 유입이 줄어든 것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2013년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을 목적으로 개장한 코넥스 상장기업 수는 2017년 이후 가파르게 줄고 있다. 지난 2016년 50개에 달하던 코넥스 신규 상장기업 수는 2017년에는 29개로 급감했고 2018년 21개, 2019년 17개, 2020년 12개로 급감했다.

코넥스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코스닥 시장으로의 '사다리' 역할도 눈에 띄게 약화됐다.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스팩합병 포함)은 피엔에이치테크, 씨이랩, 원바이오젠 등 3개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전체 코스닥 신규 상장사(20개·스팩 제외)의 15% 수준이다. 2018년부터 4년째 14~15%대를 유지 중이다.

코넥스의 부진은 중소·벤처기업의 코넥스 진입 유인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술특례·성장특례 등 코스닥 진입 문턱을 낮추는 제도 개선이 이뤄졌을 뿐 아니라 K-OTC 등 장외시장도 성장하면서다.

실제 올해 기술특례 및 성장특례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술 상장' 기업 수는 7개로, 이전 상장 기업 수보다 3배 이상 많다. 그 규모 역시 2017년 7개에서 2018년 16개, 2019년 18개, 2020년 20개로 '코넥스 패싱' 기업은 매년 늘고 있다.

'코스닥 디딤돌' 역할도 K-OTC나 38커뮤니케이션 등 비상장 주식을 매매하는 장외시장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중소기업만으로 이뤄진 코넥스 시장과 달리 장외시장엔 '2021년 IPO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대기업 및 유니콘 기업들도 참여해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과 2월 K-OTC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각각 120만1063주, 84만7889주였던 반면 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1월 116만2000주, 2월 76만4000주였다.

일각에선 코넥스 시장에 진입하고 참여하는 과정이 장외시장보다 까다로운 것도 유인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K-OTC 등 장외시장은 진입·유지를 위한 비용이 들지 않지만 코넥스 상장은 상장수수료 5000만원을 비롯해 상장 후 매년 자문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코넥스 시장에서 거래를 하려면 예탁금이 3000만원 이상이거나 코넥스 전용 소액거래계좌를 만들어야 하는데, 장외시장엔 별도의 투자제한이 없어 참여가 쉽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코넥스 신규 상장을 신청한 기업이 없는 건 아직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시장 유입 자체가 줄어든 건 맞다"면서 "코스닥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코넥스를 경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활성화 방안을 계속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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