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소 현진X츄→세븐틴 민규, 검증無 학투가 낳은 ‘또다른 피해자’ [이슈와치]

입력
수정2021.02.24. 오전 9:35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달의 소녀 현진, 츄, 세븐틴 민규


[뉴스엔 석재현 기자]

연예계에 불어닥친 학투(학교 폭력 미투) 쓰나미에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했다. 그룹 이달의 소녀 현진과 츄, 그리고 세븐틴 민규가 그 중심에 있다.

2월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달의 소녀 현진에게 초등학교 시절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같은날 팀 멤버 츄 또한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고, 이를 폭로한 한 누리꾼은 중학교 시절 츄에게 당했던 일화들을 공개했다. 한 팀에서 학폭 가해자로 언급된 이가 두 명이나 나온 만큼, 이달의 소녀 활동에도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루가 지난 뒤, 이는 거짓으로 판명났다. 2월 23일 현진 학폭 의혹에 반박문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오히려 폭로글 작성자가 자신을 괴롭혔고, 현진은 게시자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폭로글 작성자는 거짓임을 인정하며 현진과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츄를 학폭가해자라고 지목한 유포자 또한 자신의 주장이 허위였음을 인정하며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룹 세븐틴 김민규도 비슷한 사례를 겪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세븐틴 민규 일진설을 주장하며 그가 자신에게 언어 및 신체 폭력 행사와 5,000원 상당 현금도 강제로 요구했다고 적었다.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사실무근이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폭로글이 공개된 후, 민규가 학폭 가해자가 아니라는 반박글들이 쏟아졌다. 글쓴이가 게재한 졸업 앨범 및 폭로 시점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 학폭 제기한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로 알려지면서 거짓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학투 폭로과정에서 보여준 증언 방식에서 비롯됐다. 폭로자들은 주요 소통창구로 활용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졸업사진 및 학력 증명을 인증하며 피해사실 증거로 뒷받침한다. 또 오랜 시간이 지난 사건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서 대중을 설득시킨다. 이를 바탕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일부 유명인들이 인정하고 사과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식으로 법적 절차를 밟은 게 아니며 명확한 물증이 있는 게 아님에도 신뢰를 얻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말하지 못하다 이제야 고백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풍토가 형성됐다. 이를 교묘하게 악용해 허위유포자들은 피해자로 가장해 졸업앨범 등을 인증하며 허위사실을 실제인 것처럼 폭로한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 대중은 쉽게 믿고, 이는 마녀사냥으로 발전한다.

허위사실로 드러나긴 했으나, 억울하게 가해자로 지목된 연예인들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 의혹에 휩싸이는 동안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에 '학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이미 따라다니고 있다. 소속사 측에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도 이들의 상처까지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 나아가 거짓폭로 때문에 '진짜 피해자들'이 목소리 낼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가해자들이 이를 방패삼아 숨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사진=뉴스엔 DB)

뉴스엔 석재현 jhyun@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오늘의 엔터 랭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