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하락 조짐에 `백기`… 결국 매물 쏟아내는 집주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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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0.20.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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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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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매물 4만1732개… 13%↑

강남권 인기단지들 가격 낮춰

"본격적으로 약보합 이어갈 듯"


한 시민이 송파구와 강남구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규제에도 꿈쩍 않던 집주인들이 버티기를 포기하고 내놓은 매물들이 다시 쌓이면서, 강남권에서는 인기 아파트들이 가격을 낮춰야 겨우 팔리고 있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1732개로 추석 직후인 5일 3만6987건과 비교하면 보름 새 4745건(13%)이 증가했다.

직전 15일간(9월 20일∼10월 5일) 서울 아파트 매물이 3만9983건에서 3만6987건으로 약 3000건(-7.5%)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9월 19일 4만1032건을 끝으로 매물 수가 3만건대에서 주저 않은 뒤 소폭의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다, 이달 14일부터 4만건대를 넘어서며 매물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주요 지역을 살펴보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중 강남구가 5일 3283건에서 20일 3724건으로 441건 매물이 늘었고 서초구가 같은 기간 3227건에서 3602건으로 375건 증가했다. 송파구도 5일 2348건이었던 매물이 2598건으로 보름 새 250건이나 늘어났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마포구도 5일 1644건에서 20일 1783건으로 매물이 139건 증가했으며 성동구는 5일 1457건이었던 매물이 15일 만에 1596건으로 불어났다. 용산구도 같은 기간 1023건에서 1124건으로 101건 증가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해 30대들의 '영끌'이 활발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일대에서도 매물 증가세가 나타났다. 노원구의 경우 5일 2738건에서 20일 3176건으로 438건 늘었고 도봉구는 같은 기간 1136건에서 1441건으로 305건 증가했다. 강북구도 지난 보름새 매물이 59건 증가했다.

이처럼 매물이 늘면서 가격을 낮춘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인근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4㎡는 최근 20억8000만원에 팔렸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시스템에 9월 21일 22억원에 팔렸다고 신고된 가격과 비교하면 1억2000만원이 하락한 금액이다. 최근에는 12월 내로 팔아야 할 매물들이 제법 나오고 있는데 가격은 21억원 선이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면서 현금으로만 아파트를 사야되다 보니까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집주인에게 잘 얘기만 하면 실제 계약할 때 조금 더 가격을 낮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근의 트리지움 아파트는 전용 84㎡가 21억원에 나오고 있다"며 "올해 22억원에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인데도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송파구의 잠실주공5단지 인근의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 82㎡는 현재 제일 저렴한 매물이 22억7000만원으로 직전 9월 24일 23억21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5100만원 하락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 때문에 가격이 하향 추세"라며 "무주택자라면 지금 주택을 사는 게 맞고 유주택자라면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매물이 다시 쌓이기 시작하면서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살펴보면 강남권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9월 91.8로 4개월 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으며 강북(94.7)보다도 낮아졌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이내이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며 100 미만일 경우 그 반대다.

부동산 업계는 서울 집값이 본격적으로 약보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하려는 갈아타기 수요나 내년 양도세를 피하려고 먼저 움직이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당부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약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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