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낮 12시50분 민통선 근처서 처음 포착
월북자, 이동 방향을 바꾸면서 한국군 교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탈북민 A씨는 지난 1일 월북할 당시 민간인 통제선과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 있는 일반전초(GOP) 철책, 군사분계선(휴전선)을 차례로 통과하며 군 경계망을 무력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전비태세검열단의 동부전선 월북 상황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낮 12시50분께 강원 고성군 민간인통제선 초소 인근 폐쇄회로 카메라(CCTV)에 처음 포착됐다.
A씨를 발견한 민통초소 인원은 더 이상 북상하지 말라고 경고 방송을 했다. 그러자 A씨는 이에 순순히 응하는 척하며 마을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CCTV 촬영 반경에서 벗어난 A씨는 다시 북서쪽으로 이동했다.
A씨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 있는 GOP 철책에 도착한 것은 오후 6시30분께였다. A씨는 이중 철책을 넘었다. 이곳에 있는 이중 철책은 약 3m 높이의 남책과 북책으로 구성돼있다. A씨는 철조망 형태의 철책을 타고 오른 뒤 윤형 철조망까지 넘어갔다.
이 때 경보음이 울리고 경고등이 켜졌다. GOP부대에 있던 초동조치반 6명이 출동했지만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미 해가 진 탓에 주변이 어두웠다. A씨는 주변에 숨어있거나 재빨리 비무장지대 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초동조치반의 눈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군의 발을 묶은 A씨는 이후 속도를 높여 다시 군사분계선 쪽으로 이동했다. 해당 부대가 월북임을 뒤늦게 알아채고 추적했지만 A씨를 따라잡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A씨는 오후 10시49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갔다. 군이 북한 쪽에 있는 A씨의 모습을 최종적으로 관측한 것은 2일 새벽 0시48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