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증축 2호’ 노리는 대치2단지, 2차 안전성 검토에 쏠리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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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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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3~4개월 내 마무리… 연말 사업승인 기대”
‘선재하 공법’ 적용한 단지… 성공 여부 주목

송파구 성지아파트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수직증축 방식의 리모델링에 도전하는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아파트가 사업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사업계획승인 전 마지막 단계인 2차 안전성 검토를 거치고 있는데, 이르면 수개월 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치2단지 수직증축이 허가되면 다른 리모델링 단지의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직증축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강남 개포동 대치2단지는 현재 2차 안전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2차 안전성 검토 거쳐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면 리모델링 사업의 8부능선을 넘어서게 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전학수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2차 안전성 검토는 내부 실험과 외부 실험으로 진행되는데, 현재 내부 실험은 거의 마무리됐고 외부 실험도 50% 진행된 상황”이라면서 “2차 안전성 검토까지 마무리되면 나머지 절차는 큰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이나 내년 초 사업승인을 받으면, 2023년 하반기에는 착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의 층수를 올려 가구 수를 늘리는 리모델링 방식이다. 기존 아파트가 14층 이하면 2개층, 15층 이상이면 3개층을 높일 수 있다. 가구수가 늘지 않는 수평증축과 달리 가구수가 최대 15%가 늘어나 사업성이 더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한차례 안전진단을 거치면 되는 수평증축과 달리 총 4단계에 달하는 까다로운 안전진단을 거쳐야 한다. 수직증축은 조합설립→1차 안전진단→1차 안전성 검토→건축심의→2차 안전성 검토→사업계획승인→이주 및 철거→2차 안전진단→착공 순으로 진행된다. 1차 안전진단만 거치면 되는 수평증축과 비교해 1·2차 안전성 검토와 2차 안전진단 등 3단계가 더 추가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단지는 현재까지 송파구 성지아파트(2019년)에 불과하다. 성지아파트의 경우 암반이 단단한 곳에 지어져 안전성 입증이 수월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간 ▲강남구 청담건영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등 여러 리모델링 조합이 수직증축을 추진했으나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지 못해 수평증축으로 선회했다.

대치2단지가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수직증축 사업을 인가받은 단지가 된다. 1982년에 설립된 대치2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15층에 3개층을 추가해 최고 18층으로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성공 시 단지 규모도 1758가구에서 1988가구로 커지며, 증축으로 추가된 230가구는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땅 위에 콘크리트를 깐 다음 그 위에 건물을 짓는 ‘매트 콘크리트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 성지아파트와 달리, 연약한 지반 위에서도 적용가능한 ‘선재하 공법’(하중을 보조 말뚝으로 분산해 주는 기술)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업이 성공하면 추후 수직증축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리모델링업계 관계자는 “대치2단지에서 진행한 내부 실험에서 이론치를 초과하는 높은 수준의 데이터를 얻어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고 들었다”면서 “대치2단지가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다면 연약한 지반에 지어져 선재하 공법을 통해서만 수직증축이 가능한 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리모델링이 활성화되고, 시행착오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는 아직까지 수직증축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통과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적으로 봤을때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한 곳이 한 곳 뿐이라는 점은 수직증축의 난이도가 높다는 것”이라면서 “정부도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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