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민씨 업고 기어간다"더니 가짜…'돈벌이' 악용한 유튜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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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30. 오후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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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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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한강 경찰대가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잠수복을 입고 고(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 사망 관련 각종 음모론에 대해 전문가들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수가 사실이 아닌 걸로 판명한 것. 이에 일부 유튜버들이 손정민 사건을 조회수 창출이나 돈벌이에 이용한 거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9일에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손씨 죽음을 두고 퍼져 있는 각종 '설'이 수익 창출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유튜버들로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의식 잃은 손씨를 친구 A가 업고 간다?…"가짜영상"


우선 사고 당일 한강공원 CCTV 영상 가운데 친구 A씨가 의식을 잃은 손씨를 업고 가는 장면이라고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영상은 조작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정수 영상분석전문가는 유튜버들이 올린 해당 영상에 대해 "원본 영상과 비교해보면 세로 비율은 다 맞지만 가로가 안 맞는다""원본 영상을 가로만 임의로 2배 정도 확대를 했다. 그 결과가 이 가짜 영상"이라 설명했다.

이어 "(가짜 영상 속) 이 흰색 바지가 옆으로 늘어나니까 이게 마치 기어가는 것처럼 왜곡된 현상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라 말했다.


친구 A씨의 아이폰은 빨간색이다?…"검은색"



경찰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손씨 휴대폰과 뒤바뀌면서 사라진 친구 A씨 아이폰은 사건 해결의 스모킹건으로 지목돼왔다. 특히 경찰 발표와 달리 A씨의 아이폰 색상이 빨간색이라며 편의점 CCTV를 증거로 내세워왔다.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 영상분석전문가는 "(영상 속) 빨간 물체는 휴대전화가 아니라 친구 A씨의 오른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상 속 A씨는 편의점 냉장고에서 술을 양손으로 꺼내 휴대전화를 손에 쥔 적이 없었다. 심지어 사건 당일 손씨가 촬영한 동영상 속 A씨가 들고 있는 휴대폰은 빨간색이 아닌 검정색에 가까웠다.

황민구 영상분석전문가는 A씨의 휴대폰에 대해 "다크그레이, 블랙 색상으로 추정된다"며 "(유튜버 영상은) 특정 장면만 출력했고, 압축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발생하는 노이즈가 상당히 많다. (유튜버 영상 장면은) 노이즈, 착시일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동한 이유는 손씨 사건 때문?…"인근 접촉사고 때문"


또 사건 당일 한강공원에 있던 낚시꾼들이 당시 경찰차가 6대가 출동했다며 찍은 사진도 손씨 사건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당일(25일) 오전 3시 30분쯤 한강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하던 송동욱(가명)씨는 갑작스레 접촉사고를 당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음주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은 음주 측정 장비가 없어 이후 경찰차 한 대가 더 오면서 현장에는 차가 총 2대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송씨는 자신이 '낚시꾼 사진' 속 당사자라는 사실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밝히며 보험 서류까지 올렸지만 그는 오히려 없는 사실을 만들어냈다는 모함을 받았다.

송씨는 "사람들이 이게(보험 서류가) 가짜라고 한다"며 "제가 의혹을 풀어줄 수 있겠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접촉사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참 황당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유튜브만 믿어"…피해자·수사당국 혼란 가중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쇼핑센터 인근에서 열린 故 손정민 씨 사망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시민들이 故 손정민 씨 사건 목격자를 찾는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문제는 이러한 유튜버들의 허위 주장·조작 영상이 수사에 혼란을 가중한다는 점이다. 유튜버 영상을 상당수의 시청한 시민들이 유튜버들의 주장을 확대·재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유튜브는 출발점 자체가 돈과 연관돼 있다""본인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올리더라도 처벌받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이걸 올려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영상을 볼 거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짜영상으로) 많은 오염된 정보들이 결국 손씨의 부모에게까지 고통을 유발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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