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프장'·'기독교 언론사' 대표 아들‥불법 촬영물 62개

입력
수정2021.12.08. 오후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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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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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유명 골프장 리조트와 언론사를 운영하는 기업 회장의 아들이 여러 여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불법 촬영한 영상을 수백 개 가지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그 중 일부를 입수했는데요.

마치 일기장에 기록하듯 여성의 나이와 이름이 날짜 순으로 정리돼 있습니다.

먼저, 이 파렴치한 범죄의 증거부터 이문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MBC가 확보한 성관계 동영상은 모두 62개입니다.

거실이나 침실에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몰래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6월 28일부터 11월 13일 사이 촬영됐습니다.

파일의 제목은 형식이 모두 같았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날짜와 여성의 이름, 그리고 나이 순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습니다.

이름이 같은 파일도 있었는데, 최소 50명의 여성이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30대 권 모씨.

경기도 안산의 대형 골프리조트의 등기이사이자, 리조트 회장의 아들입니다.

리조트 안에는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교회가 들어서 있고, 권 씨 아버지인 회장은 기독교계 인터넷 언론사의 발행인이기도 합니다.

권 씨를 만나 불법 촬영이 사실인지 물어봤습니다.

처음에는 동의 없이 동영상을 불법 촬영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권모씨/골프리조트 이사]
"저도 교회에 다니고‥ 녹음하시고 다하셔도 됩니다."
(카메라를 설치해서 성관계 동영상을 찍었다라고?)
"사실무근입니다. 없습니다.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

하지만, MBC가 구체적인 영상 내역을 하나하나 언급하자, 조금씩 말이 바뀌었습니다.

[권모씨/골프리조트 이사]
"나쁜 목적으로 한 게 아니라, 내 그냥 개인 추억 소장용으로 했다고 하면‥ 그게 다 어디 파일이 돌아다니든 어디 유출이 됐든 누가 빼앗아 간 건데‥"

일부 동영상은 분명히 상대가 모르게 촬영했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권 모 씨/골프리조트 이사]
(이 여성분들은 본인이 찍히는 걸 알고 있습니까?)
"모르겠죠, (말)한 적도 있고요.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요, 아닌 사람도 있고요."

권 씨는 여성들을 주로 단골 술집에서 소개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권 씨의 휴대전화 일정표를 촬영한 화면입니다.

날짜마다 숫자와 여성들의 이름이 보입니다.

몇년생 누구를 만났는지 기록해 놓은 겁니다.

[권 모 씨/골프리조트 이사]
(이름은 어떻게 다 아셨어요?)
"(여성들이) 얘기를 해주니까요."
(나이도 알려주신 건가요?)
"정보가 확실한지 모르고 그냥, 형식상 그렇게 써 놓고 만 거지‥ 아시겠지만, 그렇게 (여성이) 많은데 제가 어떻게 다 알아요."

권 씨는 당사자 모르게 찍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영상을 유포한 적은 없다고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

[권 모 씨/골프리조트 이사]
"그렇지만 제가 그걸 찍은 걸 영상으로 보낸 적은 없어요. 몰래 찍은 걸 갖다 보내서 이러는 건 안되죠. (여성)얼굴 인권을 보호해야 되니까."

타인의 동의없이 찍은 불법 촬영물을 갖고 있거나 보기만 했더라도 최고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영상 취재: 허원철/영상 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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