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은 축소되어야 한다.>
- 학생들을 위한 대입 전형 -
1. 어른들의 논리에 학생들은 더욱 지쳐간다.
“선생님 개인 공부할 시간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돼요?”
요즘 고1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지금의 고등학생들에게는 탈출구가 없는 고통스런 현실이다.
“동아리를 두 개 하는데요, 무슨 프로젝트니 뭐니 해서 주 2~4회는 불러 내고요, 과목마다 내주는 숙제나 수행평가, 비 교과 활동도 너무 많아서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그거 하다 보면 벌써 11시 넘어요. 주말에는 학원만 돌다가 끝나요.” (일반고 학생)
“책을 펼 시간이 없어요. 선생님이 넌 수상실적이 많으니까 수능, 내신 2.5등급만 맞추라는데, 다른 애들은 이미 선행 다 되어 있고, 대학 일반화학까지 다 배운 친구들도 수두룩해요. 동아리 프로젝트를 놓을 수도 없고, 빠져나올 수도 없고, 숙제도 많은데, 그렇다고 학원을 남보다 더 다니는 것도 아니고, 새벽 2시에 자서 5시 반에 일어나는데도 시간이 없어요. 정신적으로 폭발하기 직전이에요.” (자율형 사립고 학생)
과거에 학력고사나 수능 위주로 준비하며 야간 자율학습을 요구 받던 세대들은 자기 공부 시간이 없다는 상황이 의아할 것이다. 어떻게든 책을 붙잡고 있게 만드는 것이 그 시대 선생님들의 주된 임무였다. 그런데 대학 입시에서 수시 비중이 점차 늘어나며 2018학년도 현재 74% 수준까지 육박했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은 수능 대비에서 수시 대비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 왔다. 과거에도 학교 숙제와 봉사활동, 독서 기록, 동아리 활동 등은 꾸준히 존재했다. 다만, 과거에는 이와 같은 활동들이 형식적으로 존재하거나 입시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현재는 학생부 종합 전형에 중요한 요소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현재의 고등학생들은 과거의 고등학생들보다 훨씬 다양한 활동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며, 한 번의 실패가 내신 등급 하락으로, 내신 등급 하락이 기회의 상실로 곧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 큰 부담감을 안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 동안 바람직하다고 믿었던 수시 모집의 확대가 과연 현실에서 의도한 바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따져 보아야 하며, 특별히 학생들의 입장에서 고려해야 한다.
2. 이상적인 모델을 도입하면 바로 현실이 개선되는가?
학생부 중심의 수시 모집은 도입 취지를 보면 매우 바람직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입시 모델이면서도 고교 교육 정상화라는 목적에 매우 잘 들어맞는다. 또한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을 다양한 전형을 통해 선발한다는 점에서 수시 모집의 확대는 매우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상적인 모델이 언제나 현실에서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 동안 수없이 교육제도와 교육과정을 바꾸어 보았다. 그럼에도 현실은 오히려 기형적 사교육시장만 재생산했다. 무엇보다도 교육제도를 뒷받침할 경제적, 문화적 환경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람직한 모델은 기형적 환경 하에서 바람직하게 작동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교육을 둘러싼 환경 여건이 곧바로 개선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좋은 모델의 도입을 보편적으로 확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상황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조금 덜 바람직하게 보이더라도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수용 가능한 해법들을 제안해야 한다.
3. 대입 전형의 종류
수시 모집은 크게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전형과 실기 전형, 그 밖의 기타 전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학생부 교과 전형’은 내신 시험을 중점적으로 반영하는 전형이고, ‘학생부 종합 전형’은 교과성적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 안팎에서 수행한 봉사활동, 수상실적, 생활태도, 독서 활동, 동아리 활동, 교사와 학교장, 입학사정관 추천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반영하는 전형이다. ‘논술 전형’은 일부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시행하는 통합 논술형 고사의 반영 비중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전형이며, ‘실기 전형’은 대체로 예술 체육 분야 등 실기 비중이 가장 높은 전형을 말한다. 이 중에서 수시 모집은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논술 전형과 실기 전형이 있지만, 둘을 합쳐도 전체의 10%가 안 되며,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에도 대체로 모집 정원의 20~30% 수준을 넘지 않는다. 대학 전체 기준으로는 학생부 교과 선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상위 대학들은 학생부 종합 전형 비중이 가장 높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고교에 입학 사정관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대학마다 재원의 안정성과 정부 지원금 수준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지방 대학들이 운영하기에는 쉽지 않다. 또한 특목고와 자사고 등 우수한 학생들이 몰린 학생들을 선발하려면 상위권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부 교과보다 학생부 종합 전형이 유리하다.
4. 현행 제도 하에서 상대 평가의 문제
여기에서 문제를 삼으려는 부분은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이다. 이 두 전형에서는 역시나 내신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내신 상대평가가 도입된 이래 학교 내 경쟁은 매우 치열해졌다. 상대평가가 도입된 이유는 기존의 절대평가 하에서 학점 인플레, 내신 점수 인플레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변별력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요즘처럼 취업이 잘 안 되는 상황에서는 대학뿐만 아니라 고교 과정에서 역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내신 성적은 수능과 마찬가지로 9등급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교내에서 같은 과목의 시험을 치르는 학생이 300명이라면 상위 4%에 해당하는 12명만 해당 과목의 1등급을 받는 구조였다. 그러다 최근에 성취평가제라는 제도를 도입하였는데, 학생들은 성취도에 따라서 A, B, C, D, E, F의 6등급 성적을 받을 수 있으며, 성적표에는 자기 점수와 평균 점수, 표준편차 값이 함께 제공된다. 이대로라면 직접적으로 어느 위치에 속하는지 표시해주지는 않지만, 각 대학들은 이 값에 산출식을 넣어 학생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사실상 기존의 9등급제와 같은 상대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 이과 구분이 있는 현행 제도 하에서 학교에 따라서는 이 비율이 한쪽으로 쏠려 문과 1~2개 반과 다수의 이과반 또는 그 반대의 구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50~60여 명의 학생들이 등급을 나누어 가져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특히나 자율형 사립고가 생긴 이래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치열한 경쟁 하에서 한 번의 시험, 작은 점수 하나하나가 중요하게 된다. 본래 목적이었던 공교육 정상화가 현행 제도 하에서 변질되어 더욱 심각한 경쟁 상황을 유발한다. 자연히 학생들의 수면 시간은 줄고,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진다.
5. 현행 제도 하에서 내신 시험의 현실
내신 시험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중요해지면서 학생의 이해 수준을 평가하기보다 학생들 간 점수를 변별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따라서 시험을 현행 교육 과정에 맞지 않게 난이도를 높이거나, 시험 범위를 늘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대부분 학교에서 교과서와 각종 부교재, 모의고사, 배포자료 등이 시험 범위에 들어가면서 과목당 시험 범위는 학생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늘어났다. 대구 모 고등학교의 경우,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국어 과목에 EBS 문학 교재의 절반을 출제 범위로 제시했음에도 실제 해당 교재의 수업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학생들이 이해해야 하는 문학 작품은 현대 문학과 고전 문학을 포함하여 40여 작품이 넘었다. 현행 제도 하에서 다수의 문학 작품은 고2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이수하게 되어 있으며, 중등 과정에서는 고전 작품을 거의 다루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행이 잘 된 학생들이나 학원, 과외 등으로 도와주는 선생님이 있는 학생들이 아니면 사실상 고1 학생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 제한된 시간 안에 방대한 분량의 EBS 교육방송을 일일이 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일들이 비단 특정 학교만의 일일까? 다수의 학교 현장에서 교육 과정에 맞지 않는 일들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내신 시험을 앞두고 각종 대회를 주최하여 선행이 잘 된 학생들에게 ‘내신 몰아주기’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심지어 학교장과 교사들이 학생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내신 몰아주기’를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학원들도 대놓고 선행 안 하면 고교 과정을 학생 혼자 충실히 이수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광고한다. 학원들의 상술이면서 동시에 현실이기도 하다. 수시 확대론자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게, 학교 현장은 ‘과정 중심 교육’이 아니라 ‘선행 중심 교육’으로 가고 있다.
6. 비 교과 영역 – 동아리 활동의 허상
학생부 종합 전형에 반영되는 비 교과 영역의 경우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역시나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비 교과 영역인 동아리 활동의 경우,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권장할 만하다. 수업 시간에 할 수 없던 활동들을 동아리 활동 중에 독서토론과 실험 등으로 보완할 수 있다. 그런데 학생마다 다양한 활동 이력을 증명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최소 두 개 이상의 동아리에 가입하며, 학생에 따라서는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활동 경력은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동아리에서 무엇을 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동아리에 소속되었느냐가 더 중요해졌으며, 이로 인해 매년 새로운 동아리들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학교의 실정이다.
7. 비 교과 영역 – 수상 실적의 허상
수상 실적도 문제다. 경시대회의 난립을 막기 위해 국제 대회나 각종 국내 대회 입상 경력을 제한하면서 교내 대회가 난립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교생이 400명인 학교의 교내 물리 경시대회에서 10명에게만 상장을 부여했다고 하자.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그 시험을 친 학생은 방과 후 수업으로 물리 과목을 수강하는 20여 명뿐이다. 학교가 주도하여 다수의 학생들에게 수상 실적을 남발하고, 많은 수상 실적들이 이런 식으로 왜곡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외부 대회 실적을 제한하다 보니 정말 특출난 학생들이 잘 구분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내 제자 중 한 명은 중학교 때부터 로보틱스에 재능을 보여 국내 대회와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설계 능력을 갖추었으며, 고등학교 형들을 이기고 국제 대회에서 수상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이런 재능 있는 학생들은 현행 제도 하에서 입상 경력의 제한을 받는다.
8. 비 교과 영역 – 자기소개서 시장과 면접 시장의 확대만 부추긴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다. 수시의 확대 이래 해마다 8~9월이 되면 학교와 학원은 자기소개서 첨삭 문의로 붐빈다. 대체로 학생들의 쓰기 능력이 부족하여 선생님들에게 자문을 구하는데, 해마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별별 일이 다 생긴다. 자기 아이는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며 전화하는 학부모들이 있는가 하면 빈약한 글쓰기 실력 때문에 선생님이 매번 써주다 보니 선생님의 쓰기 실력만 계속 향상되는 형국이다. 시중에는 대입, 고입 자소서 책들이 출간되고, 글을 돋보이게 하는 각종 ‘표현 방법’들이 동원된다. 인터넷에는 같은 표현을 베껴 쓰지 못하도록 중복을 바로잡아주는 프로그램도 존재한다. 이런 걸 돈 받고 전문적으로 만들어주는 학원들, 업체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도 써 보고, 면접도 경험해 보아야 한다. 선생님들이 자기소개서도 좀 봐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 실력이 늘지 않는데 관련 시장만 커진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능력으로 학생들의 스펙을 만들어주고 있다.
9. 수혜자는 누구인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로 현행 수시 위주의 입시에서 가장 수혜를 받는 학생들은 소위 부잣집 아이들, 선행학습 수준이 높은 학생들, 정보력이 높은 특정 지역 학생들이다. 과거에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지금은 더욱 심각하다. 학생 한 명이 해야 할 활동들은 더 많아지고, 입시 전형은 여러 가지로 갈라졌으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교과 활동과 비 교과 활동, 논술, 수능 그 어느 것도 놓치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각종 활동과 대회가 난립하면서 일반 학생들은 학업에 집중할 시간이 과거보다 축소되었다. 지금의 상황에서 수시 모집으로 좋은 대학에 가려면 완성도 높은 선행 학습과 이를 도와줄 학원강사, 과외교사, 비 교과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채워줄 입시컨설턴트들이 필요하다. 게다가 지역 간 정보력 격차까지 더해져 이제는 지방대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과거보다 떨어졌다. 수시 비중이 지금보다 낮던 시기에는 수능으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 길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3구의 서울대 진학률이 날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기사는 이제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과거에 비해 서울 지역에서 ‘잘 만들어진’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가는 세상이다. 수시 모집의 확대는 개천에서 용 나기는커녕 미꾸라지도 못 나오게 방해하고 있다.
10.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자.
바람직한 제도가 언제나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미국 모델, 독일 모델, 프랑스 모델 다 좋다. 때로는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을 인정해줄 수 있는 전형이라면 얼마든지 우리 것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런데 바람직한 모델을 우리 현실에 도입했을 때 언제나 같은 결과를 가져오진 않는다. 교육이 교육만의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는 각 분야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한 분야의 변화가 필히 다른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우리의 경제 구조와 교육 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입시 제도의 변화는 기형적인 구조만 재생산한다. 바람직하다고 믿었던 수시모집의 확대가 수시모집 관련 시장만 더 키우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관련 산업이 발달한 서울 강남 일대의 합격자만 더 늘리는 결과를 낳았다. 먼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분배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어떤 직업을 갖더라도 열심히 하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교육 분야의 변화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현실에서 갑작스레 선진국형 복지국가로 바뀌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 시장을 없애는 것도 무리다. 그렇다면 이왕 이렇게 된 거, 현실을 인정하고, 어른들의 논리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무엇이 바람직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현행 제도 하에서 학생들은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이것저것 다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과거 고등학생들도 힘든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의 고등학생들은 더한 상황에서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고3 시절을 앞당겨 고1 때부터 고3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하나의 실수도 곧바로 입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시 제도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현재 수시 위주의 입시 제도 하에서는 학생들이 과거보다 더 큰 고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겉보기 스펙이 늘어나는 바람에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그렇지 않은 학생이 우수한 학생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또한 정보가 곧 입시 결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지역 간 편차가 과거보다 더욱 심해졌으며, 학생의 실력이 수시 스펙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는 지금처럼 모두 다 준비하고, 모두 다 잘해야 하는 입시 제도가 아니라, 여러 가지의 선택지가 있는 입시 제도가 필요하다. 너무 많은 선택지도 문제이지만, 한 선택지의 비중이 너무 큰 것도 문제다.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한 가지에 실패했을 때 이를 만회하고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학생부 종합과 학생부 교과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능과 논술의 폭을 확대하여, 학생부에서 기회를 잃더라도 수능이나 논술로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자신의 능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수능 위주의 전형과 논술 위주의 전형을 더욱 늘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