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에 159만 사는데, 서초동 촛불집회 200만명?' 누리꾼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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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29. 오후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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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과 사진을 올려 서울 강남 반포대로에서 지난 28일 동시에 열린 서리풀 축제와 조국 수호 집회의 영역을 분리해 인원 수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른쪽 사진은 서리풀 축제 방향에서 바라본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검찰 개혁을 촉구하먼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지난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이 모이면서 최소 200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집회 참여 인원을 둘러싸고 누리꾼들은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200만명 참가 추산은 무리감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았다.
지난 2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7차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에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뉴시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연 ‘7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는 지난 16∼21일 이어진 6차례 집회의 연장선이었다.

이번 집회에는 개최 전부터 복수 언론을 통해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올라오는 인원 등이 전해지는 등 그 규모를 두고 많은 전망이 빗발쳤다.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문화제’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주최 측은 개최 전 10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고, 당초 예상 인원의 20여배에 달하는 200여만명이 몰렸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 28일 오후 6시 집회 공식 시작 후 1시간 만인 오후 7시쯤 전해졌다.

실제 현장 또한 서울 서초역 7번 출구부터 시작해 약 500m에 이르는 도로의 8개 차로 가운데 4곳과 보도 블록은 집회 참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군데군데 8개 차로 모두 차지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에 공식적인 집회 참석 인원을 추산하지 않았다.

대신 집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에 대비해 45개 중대 2500여명을 배치하는 등 안전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서초구 최대 규모 축제 '서리풀 축제' 참가 인원, 촛불집회 참여 인원과 함께 집계?

몇몇 누리꾼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같은날 서초구 주최 서리풀 축제가 열렸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른바 ‘조국 수호 집회’와 구분해 인원을 집계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지난 21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이어진 서리풀 축제로 서초역~서초 3동 사거리인 반포대로가 통제됐으며, 예술의 전당부터 서초역 방향까지는 오후 1시부터 29일 오전 4시까지 차량 통행이 금지됐다.

특히 방송인 박명수와 가수 2PM 등이 축제를 위한 공연에 출연해 이를 관람하기 위해 서초구민 등 인파가 몰렸는데, 이들 또한 조국 수호 촛불집회 참여 인원으로 집계됐다는 게 일부 네티즌의 주장이다.

이들 누리꾼은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사이 도로에서 열린 집회와 더불어 축제 현장의 도로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려 조국 수호 집회 무대를 기준으로 구역을 나눠 분리 집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서초구청도 지난 28일 일부 취재진에게 보낸 지침 사항에서 “금일 서초구 축제인 서리풀페스티벌 폐막이 오후 2시부터 현재까지 예술의 전당부터 서초역 사거리까지 열리고 있다”며 “일부 사진 보도나 보도 내용에 대검 촛불집회 참가자와 축제 참가자가 구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보도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70만 참가했던 독일 뉘른베르크 전당 대회 사진도 소환

몇몇 누리꾼은 1923년부터 독일 바이에른의 뉘른베르크에서 해마다 열렸던 나치당의 전당대회 사진을 ’소환’해오기도 했다.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의 당수에 오른 뒤 뉘른베르크 전당대회는 나치의 거대한 선전장이 됐는데, 당시 나치 수뇌부의 연설을 듣기 위한 70만여명이가 도열한 모습의 사진은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이 사진과 조국 수호 촛불집회의 그것과 비교하면서 “70만명을 도열해 놓은 수준이 저 정도인데, 저것의 3배 가까운 인원인 200만명이 9차 도로를 메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국 수호 집회 참여자들은 숫자를 2진법으로 세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교황 방한 17만명·북한 열병식 10만명·홍콩 소환법 반대시위 집회 100만명 등 쏟아지는 반박사진

다른 누리꾼도 10만~100만명이 모였다는 각종 집회 사진 등을 동원해 비교 평가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 열병식에 모인 10만명 ▲교황 방한 때 운집한 17만명 ▲홍콩의 소환법 반대시위 100만명 참여 집회 사진 등과 비교하면서 “육안으로 봐도 200만명은 결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나치 전당대회나 북한 열병식 사진과 비교하는 의견은 이번 집회를 폄하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다분해 보인다.
7만5000여명이 모인 1985년 전설적인 영국 록그룹 퀸의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담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985년 퀸 공연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7만5000명…200만명은 서울시인구의 20%

일부 네티즌은 1985년 열린 영국 록그룹 퀸의 ‘라이브 에이드’ 콘서트 당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관중을 담은 사진을 소환해오기도 했다.

이들은 ”이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관중 수가 7만000명, 이들 인원 절반 정도인 3만5000명 정도까진 인정한다”며 ”100만, 200만은 헛소리”라고 입을 모아 강도 높게 일갈했다.

2017년 기준 서울 인구는 977만6000여명인데, 200만명은 이들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의 인원이다.

같은해 기준 서울 강남구 인구는 56만여명, 송파구는 64만여명, 서초구는 39만여명으로 이들 강남 3구를 모두 합쳐도 159만여명으로 200만명에 미치지 못한다.
‘민중 총궐기’ 형식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2016년 11월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 앞 광장까지 가득 메운 인파를 담은 사진. 연합뉴스

◆과거 국정농단 ‘촛불집회‘ 당시 주최 측 추산과 경찰 집계 간 4배 차이

조국 수호 집회 참여 인원이 200만명에 달한다는 것은 주최 측 주장으로 경찰은 공식적인 추산치를 내놓지 않았다.

경찰은 ’페르미법’이라 불리는 방식을 사용해 집회 참여 인원을 추산한다.

집회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운집해 있는 당시의 사진을 분석해 참여 총 인원을 계산하는 방법인데, 일례로 3.3㎡(1평) 공간에 사람이 앉으면 6명, 서 있으면 9∼10명이 운집할 수 있다고 보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따르면 일례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전체에는 5만8000여명이 운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집회 주최 측은 보통 당일 전체 규모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연인원을 따진다.

연인원이란 특정 시점에 모인 최다 인원뿐만 아니라 도중에 들어오거나 빠진 이까지 포함, 집회 시간대 현장에 잠시라도 있었던 인원 전체다.

2016년 11월12일 국정농단 촛불집회 당시에도 경찰은 페르미법에 근거해 참여 인원을 26만명으로 추산했고, 주최 측은 100만명으로 집계해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당시 주최 측은 지하철 이용자 수가 154만여명에 달해 평소 집회 참여보다 약 87만명이 증가했다고 반박했고,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왔다가 도중에 가신 분들까지 추산하면 2배(52만명) 정도는 될 수 있겠지만 3배(78만명)까지는 아니라고 본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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