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당청정에 가장 늦게 온 사람은?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뿌리가 같은 정당’, ‘언젠가는 함께 가야
여당대표라면 지금 문재인정부가 어떻게하면 국정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맞게 야당들과 만나야 합니다. 국민의당에서 선거관련 녹취록 조작사건이 밝혀진건 당연히 조사 받아야 할 일이고, 그것이 개인의 일탈행동인지 당의 조직적인 조작인지는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서, 지지자로서는 분통터질 일입니다. 대선기간 그 녹취조작으로 국민의당에서 얼마나 많은 공격들을 해왔고 모든 언론들의 받아쓰기 기사로 무차별적으로 지지율에 피해를 입었을 생각을 하면 분노를 멈출 수 없습니다.
그러나 추미애대표는 여당의 대표입니다. 여당대표는 화가 난다고 화를 내고, 기분좋다고 마냥 기쁨을, 자신의 희노애락을 개인적으로 표현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항상 정치적인 전략적 스탠스를 갖고 그에 맞게 행동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더군다나 지금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서 원내대표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을 발표하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거나 정치적인 미숙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머리자르기라는 과격한 표현은 분명히 국민의당에 추경에 반발할 빌미를 주는 것이었고, 이 정도도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냥 본인의 분노를 뿜어내는 것 이상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요. 결국은 G20회담을 마치고 온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통해 유감을 표시하며 국민의당을 토닥여 추경에 협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한편 추미애대표가 만든 경색국면에도 불구하고 우원식 원내대표의 굴욕을 무릅쓰고 추진했던 치열한 협상결과에 대해 마치 야당대표처럼 발언하면서 여당대표로서의 자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 추미애 “반토막 추경” 발언에 우원식 “모욕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여당의 역할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조문규 기자
우 원내대표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소셜미디어 등에서 추경 통과 내용을 누더기나 반토막으로 폄훼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추경 처리 과정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달 동안 문재인 정부의 제1공약인 일자리 추경 통과를 위해 치열한 협상의 전선에서 결과를 얻어냈다”며 “중앙공무원을 4000명에서 2575명으로 줄이는 대신 지방공무원을 증원해 총 1만75명을 신규채용하기로 했다. 이게 어떻게 반토막이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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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 편성의 목적과 취지를 제대로 살렸는지 정치권을 되돌아봐야 한다”며 “야당의 반대로 공공 일자리의 핵심인 중앙직 공무원 일자리가 사실상 반토막이 됐다”고 언급했다.
출처: 2017.7.26.중앙일보 부분발췌 한영혜기자 https://goo.gl/ccM8No
과거 탄핵이전 야당과의 공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압박했던 때 추미애 대표가 돌발적으로 박근혜대통령과 단독영수회담을 추진하여 더민주당이 당론을 변경하고 비상총회로 막았던 전례가 있습니다. 여당대표는 대표이지 보스가 아닙니다.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당론을 모으고 그에 대표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인수위과정도 없이, 이전정부에서 달랑 10쪽짜리 보고서만 이월받고 국정운영을 하고 있는 문재인정부에 힘을 주려면, 적반하장격으로 구는 야당들에게도 때론 머리도 숙이고 하고 싶은말도 좀 참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당대표이면서도 당청관계에서 삐그덕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자당 원내대표의 수고로움에 지적만 앞세우는 모습은 과거구태정치의 보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혹여 추대표가 이를 여당대표의 역할로 착각하고 계신건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