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회식 난입 30대, 택시기사에 “나 알죠?”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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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2.12. 오후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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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도중 난입한 남성(오른쪽)이 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AP뉴시스


“앞으로 세 번 더 난입하겠다” 떠벌려
경찰 “조증 앓고 있는 사실 파악”
조직위, 경찰에 정보 제공 소홀 논란


평창올림픽 개회식 정선아리랑 공연 도중 무대에 난입했던 한국계 미국인 박모(37)씨가 세 번 더 난입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를 검거한 경찰 관계자는 “그가 미국에서 보험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조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경기가 열린 강릉 관동하키센터까지 박씨를 태운 택시운전사 김모(52)씨는 12일 국민일보를 단독으로 만나 박씨의 범행 후 행적을 밝혔다. 박씨는 당일 오후 7시쯤 택시에 타자마자 얼굴을 들이밀고 ‘나를 아느냐’고 물었다. 이어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이 개회식장에 난입한 장면이 담긴 사진을 보여줬다.

김씨는 경기장 난입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박씨가 의아해 “왜 그랬느냐”고 질문했다. 박씨는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사업자금을 안 준다”며 “아버지가 ‘너는 아직 경험이 없고, 사업을 하려면 외부에 알려져야 한다’고 꾸짖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자리는 올림픽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박씨가 테러를 저지르지는 않을까 염려돼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이 사실을 경기장 주변 경찰에 알렸다”고 말했다. 경기장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이 있었다. 박씨는 이날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세 번’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했다. 김씨는 “개회식과 남북 단일팀의 경기가 두 번의 목표였다면 마지막 목표는 폐회식일 것 같아 불안하다”고 주장했다.

강원지방경찰청 평창경찰서는 남북 단일팀 경기가 끝난 뒤 관동하키센터 화장실에서 양말을 빨다 검거된 박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11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창조직위원회에서 박씨의 신변에 대해 알려준 것은 없었다”며 “언론보도에 앞서 정보가 제공됐으면 그가 하키센터에 들어가기 전에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를 마치고 풀려난 박씨는 12일 오후에도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고 강원 미디어센터에 나타났다. 현장 관계자들은 흥에 겨워 춤을 추는 그를 센터에서 쫓아냈다.

강릉=이형민 심우삼 김성훈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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