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성태 의원, KT에 딸 계약직 지원서 직접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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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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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검사 사흘 뒤 입사 지원서 제출한 김 의원 딸 / 인성검사 불합격 판정에도 이듬해 최종 합격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딸의 계약직 지원서를 KT에 직접 전달했다는 내용이 검찰의 공소장에 적시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자신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 중에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정치권과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을 뇌물수수죄, 이석채 전 KT 회장을 뇌물공여죄로 최근 기소한 서울남부지검은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2011년 3월, 평소 알고 지내던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건네면서, “딸이 체육스포츠학과를 나왔는데 KT 스포츠단에서 일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취업을 청탁했다. 이력서는 서 전 사장을 거쳐 KT 스포츠단장에게 전달됐으며, KT는 인력 파견업체에 파견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김 의원의 딸을 취업시킨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계약 당시 급여도 (비정규직 급여보다) 올렸다고 적시했다.

2011년 계약직으로 KT에 입사한 김 의원의 딸은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한 뒤, 이듬해 1월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검찰은 KT 공개채용 서류 접수가 모두 마무리된 지 약 한 달 뒤에야 김 의원의 딸이 지원서를 낸 사실도 파악했다. 그해 공개채용 서류접수는 9월 1∼17일 진행됐지만, 김 의원 딸은 10월19일에 지원서를 냈다는 거다. 4일 앞선 같은달 15일에는 인사 담당 직원으로부터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는 이미 끝났는데 인성검사는 꼭 봐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다음날(16일) 인성검사를 온라인으로 뒤늦게 응시하는 특혜까지 받았다.

김 의원의 딸은 인성검사를 보고 사흘 뒤 입사 지원서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KT는 김 의원 딸의 온라인 인성검사 결과가 불합격으로 나왔지만, 합격으로 조작해 이듬해 1월3일 김 의원의 딸을 최종 합격시켰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의 부정 채용이 이석채 전 KT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결론 내렸다.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소속됐던 김 의원이 당시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해 준 대가로 이 전 회장이 김 의원 딸을 부정 채용했다는 거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자신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서 전 사장에게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저렇게 열심히 돕고 있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딸의 취업 기회를 받는 것을 ‘재산상 이득’으로 규정하고 김 의원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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