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논란]일몰 정비사업장 39곳 존치…규제 느슨해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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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05.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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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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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재개발 신중론서 ‘규제 완화’ 변화 감지
- “주택 부족 우려에 정비사업 규제 부담”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2년 연속 서울 주택 인허가 실적 감소에 그간 강경책으로 고수해온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 규제에 변화의 기조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는 서울시의 발표에도 시장의 우려가 여전하자 ‘정비사업 공급을 일부러 막진 않겠다’며 조심스레 규제 빗장을 푸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시는 올해 일몰제가 적용될 예정이었던 서울 내 39개 정비구역 모두 존치 신청을 받아들이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당초 오는 3월 2일까지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곳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일몰’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2012년 1월 31일 이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곳이 대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몰제가 적용 예정이던 정비구역 39곳에 대해 자치구와 연계해 현황 파악을 12차례에 걸쳐 실시한 결과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 벌어지는 과열 양상이 아파트값을 밀어 올린다는 이유로 정비사업을 틀어막았던 서울시의 과거 입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신반포궁전아파트 등 일몰제를 적용받아 구역 해제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정비사업장 전반에 걸쳐 일몰제 공포가 확산된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집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주택공급원 역할을 자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다량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재개발을 통한 공급 만한 게 없어 정비 사업장을 존치시키는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달에만 정비 사업 다음 단계를 밟은 구역은 4곳이나 됐다. △금천구 시흥동현대아파트 정비사업 구역 지정(12월31일) △영등포구 유원제일1차아파트(12월30일) 사업시행인가 △용산구 국제빌딩주변-5 구역(12월10일)·영등포구 양평제12 구역(12월24일) 관리처분계획인가 획득 등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직면한 서울시가 기존처럼 정비사업 규제를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특히 최근 시가 추산한 입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현재 지정된 정비구역은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장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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