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절정 대만식 카스테라..계란파동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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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식 카스테라 재료비 80%가 계란
- 마진율 감소와 계란 물량 부족에 울상
- 가격인상, 신제품 개발 등으로 위기 극복 노력
- "근본적인 대책은 계란 수입 서둘러야"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파동이 불거지면서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대만식 카스테라’가 직격탄을 맞고있다.

6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계란 한판(30개 특란) 가격은 지난 12월30일 기준 8237원까지 올랐다. 한달 새 49%나 오른 것. 계란 값이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공급량 부족과 사재기로 인해 돈이 있어도 계란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란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제과업계는 울상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크게 붐이 일은 대만식 카스테라 시장은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대만식 카스테라는 대만 단수이에서 시작된 지역 명물이다. 직경 1m에 성인 손 한뼘 두께의 거대한 대만식 카스테라는 모양만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일본 카스테라와 달리 단맛을 빼고 계란 고유의 고소한 맛을 극대화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대만식 카스테라 가게 전경.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대만식 카스테라를 사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채상우 기자
한국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해 6개월만에 전국에 약 400개에 달하는 대만식 카스테라 매장이 생겨났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400개 매장이 더 문을 열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대만언니 대왕카스테라로 현재까지 오픈 예정점을 포함해 10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고조미 대만카스테라와 단수이 대만카스테라가 각각 약 60개 매장 문을 열었다. 이들은 모두 개당 6000원~7000원씩 비슷한 가격대에 카스테라를 팔고 있다.

대만식 카스테라는 요식업계에 새로운 성공아이템으로 자리잡았지만 계란파동으로 큰 위기에 처했다. 대만식 카스테라를 만드는 재료비의 80%가 계란이다. 나머지는 우유와 밀가루 설탕 등이다. 계란 값이 오르니 비용이 많이 들어 마진이 크게 줄어들었다. 김민호 대만대왕카스테라 대표는 “50%였던 마진율이 계란값 파동 이후 30% 아래로 떨어졌다”며 “올해 봄까지 계란값 파동이 이어질 수 있다는 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더 걱정인 건 수급물량 부족이다. 박영은 고조미 대만카스테라 대표는 “계란값보다 계란 자체를 구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며 “계란을 공수하기 위해 영업직원뿐 아니라 지점 사장님들까지 양계농장을 찾아가 물량을 찾아보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대만식 카스테라 업체들은 가격인상, 신제품 개발 등으로 위기를 극복해 보려 한다. 신제품은 대만식 카스테라를 기본으로 토핑을 채워넣어 카스테라 비중을 낮추는 방법 등이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대만식 카스테라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대만식 카스테라 본연의 맛을 잃어 버리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정부가 계란 수입을 서둘러 물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업체들은 주장한다. 정상우 대만언니 대왕카스테라 총괄부장은 “가격인상이나 눈속임을 하는 신제품 개발은 해법이 될 수 없다”며 “대만식 카스테라 맛을 유지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계란 수입이 빠른 시일 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 정부와 계란 수입 절차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합의가 이루어지면 한국에서 지난 달 조류독감이 발병된 이후 급등한 계란 가격 등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채상우 (double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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