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열린 긴급 외통위…"실효적 대북 제재 필요"

입력
수정2016.02.08. 오후 7:48
기사원문
배영경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여야 위원 13명 참석…2시간 반 넘도록 北도발 대책 논의

사드 공식 협의 결정엔 "잘한 조치" "바람직않아" 양론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설날인 8일 이례적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로부터 긴급 현안을 보고받고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북한이 지난달 4차 핵실험 감행에 이어 전날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하자, 이제는 실질적 효과가 있는 대북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쏟아졌다.

다만 한국과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여부를 공식 협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그 실효성을 둘러싸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외통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청취한 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규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설날 당일이었음에도 새누리당에서는 나경원 위원장과 심윤조 간사·이재오·원유철·이주영·정병국·유기준·김희정·윤상현 의원 등 9명,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심재권 간사와 이해찬·원혜영·신경민 의원 등 4명 등 총 13명이 참석했다.


설날 당일 상임위 개최는 이례적인 것으로, 회의는 약 2시간 반 넘게 진행됐다.

나경원 위원장은 전체회의를 개의하며 "아마 헌정사상 설날에 상임위원회를 연 적은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사안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고려해 전체회의를 긴급히 개최한다"고 말했다.

이날 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도대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상응하는 대가라는 것이 뭐냐"면서 "말만 상응하는 대가이지 북한이 실제 (자신들의 도발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정부에 쓴소리를 냈다.

또 한·중 외교관계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중국과 가까이 지내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때 중국이 대한민국의 편을 들 것이란 착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 원혜영 의원은 "지금까지 네 차례의 대북 제재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이 이번에 입증됐다"며 "비핵화라고 했을 때는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실효적인 정책, 특히 국제사회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명백히 수행할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윤 장관은 "이번 사안의 엄중성을 비춰볼 때 북핵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과 북한의 태도를 바꾸게 하는 그런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번만큼은 북한이 국제사회 압박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하겠단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관련 대북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여당으로부터 제기됐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은 "(개성공단 체류인원을) 650명에서 500명으로 줄인다고 하면 이것은 결국 우리만 손해다. 개성공단에 들어간 우리 업체의 바이어만 떨어져 나간다"면서 "이건 북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제재 수단이 아니고 내성만 키워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간 사드 배치 공식 협의 결정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이 나왔다.

새누리당 심윤조 간사는 "우리 정부는 북핵문제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심각해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고, 그렇다면 대응도 과거와 다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차원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미국과의 협의를 개시한 건 상당히 신속하고 안보·방위태세에 대해 국민을 안심시킬 하나의 좋은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민주 이해찬 의원은 "사드는 국익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갑자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나니 왜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 협의)를 공식화하느냐. 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진정성이 없고 중국이 의심하는 것"이라 밝혔다.

또 정병국 의원은 "(보다 앞서서) 중국이 민감해하는 사드 문제를 가지고 딜(협상)을 했어야 했다"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좋은 상황에서 '사드 카드'를 들고나와야 카드가 될 수 있지 지금 이 시점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ykbae@yna.co.kr

▶ [현장영상] 北 "광명성 4호 궤도 진입 성공"

▶ [오늘의 핫 화보] 아시아 각국 설 맞이 풍경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