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손님이 고기주문도"…재난지원금 소비에 소상공인들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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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5.19. 오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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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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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소비현장 가보니…고객 늘고 매출도 증가세

배달앱 현장 결제도 늘어…일부는 "기대 못 미쳐" 아쉬움도

긴급재난지원금 (CG)[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주위에 회사가 많아 단골이 주로 오는데 평소 식사만 하던 분들도 고기를 시키더라고요. 재난지원금 주고 나서는 고기 추가 주문도 많이 들어옵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 모(58) 씨는 19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이후 매출 상황을 묻자 미소를 지었다.

이 씨는 "재난지원금을 준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매출이 갑자기 확 늘었다고 할 순 없지만 확실히 나아지긴 나아졌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덮쳤을 때 가게가 텅텅 비던 모습을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고 말했다.

이달 13일부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업체와 유통업계에 조금씩 훈풍이 돌고 있다.

지급 초기 단계여서 아직 수치상 통계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식당은 물론 패션·뷰티 상점, 미용실, 재래시장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이전보다 확연히 매출이 증가하고 고객들도 늘어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 가맹점을 운영 중인 서 모(42) 씨는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하면서 화장품 판매가 크게 줄었는데 최근에는 점심시간에 매장을 찾아 화장품을 구경하고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점주 입장에서는 너무도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인근에서 중형 마트를 운영하는 이 모 씨 역시 "휴지나 샴푸 등 집에 쌓아놓고 쓸 수 있는 상품을 많이 사는 것 같다"면서 "바로 앞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도 있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후엔 우리 가게에 더 많이 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미용실 직원 역시 "최근 이태원클럽 발 감염 소식에 손님이 줄었다가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다시 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서대문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중 한 곳인 영천시장 일부 가게에는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물건을 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장들 긴급재난지원금 특수…"숨통 조금 트였어요" (CG)[연합뉴스TV 제공]


재난지원금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에서는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현장 결제가 이달 6∼11일과 비교해 144% 증가했다.

재난지원금은 온라인 결제에서는 쓸 수 없지만 배달 기사(라이더)와 직접 만나 대금을 결제하는 현장 결제 방식으로는 이용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기사와 접촉하지 않고 미리 앱으로 결제까지 마친 뒤 문 앞에 음식을 두고 가는 식의 비대면 소비가 확산했던 점을 생각할 때 재난지원금 사용을 쓸 수 있다는 점이 현장 결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형 쇼핑몰이나 대형 마트의 소상공인 운영매장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데도 이런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 코엑스몰에 입점한 한 안경원 점원은 "재난지원금이 풀리면 매출이 좀 좋아지나 싶었는데 별 차이는 없다"고 "사람들이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 매장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매출이 늘 거라고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별 차이가 없어 속상하다"라는 글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국 630만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조봉환 이사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재난지원금은 어차피 써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들을 평소에 찾지 않았던 재래시장 등에서 산다고 한다"면서 "어쨌든 소비가 늘고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5월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로데오거리의 한 등산용품 매장에 정부 재난지원금 사용처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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