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신설선' 타보니…"북한산 가자" 등산객으로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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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9.02. 오전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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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동대문구 신설동부터 강북구 우이동까지 20분…고령자 많아 '수익성 우려']

우이신설선 내부. 무인으로 운영돼 전면이 뚫려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열차 왔네, 타자!" 선캡을 눌러쓰고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한 중년 여성이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녹색 우이신설선 열차를 보고 일행들에게 외쳤다. 스크린도어가 열리자 비슷한 차림의 등산객들은 열차에 올라탔다. 열차 두량 길이의 짧은 플랫폼에는 비슷한 복장의 등산객들로 이른 시각부터 가득했다.

2일 오전 5시 30분.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부터 강북구 우이동을 잇는 '우이신설선' 첫 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우이신설선은 강북구 우이동~동대문구 신설동을 총 13개 정거장(11.4㎞)으로 연결한다. 열차의 종착지는 북한산 산행의 출발지로 각광받는 우이동 북한산 입구 근처(북한산우이역)다.

◇등산객으로 '북적'…'북한산선'이라 부를만

열차는 등산복 차림의 시민들로 붐볐다. 신설동역에서 출발해 북한산우이역까지 가는 동안 젊은 승객들이 성신여대나 덕성여대 등 대학가 근처 역에만 간혹 하차했을 뿐, 중간에 내리는 승객은 많지 않았다. 신설동역에서 열차를 탄 김진숙(56)씨는 "평소에도 산행하러 자주 갔는데, 전철이 뚫려서 너무 좋다"며 "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가던 주변 사람들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투명하게 뚫려있는 전면을 호기심에 바라보는 시민들 /사진=남궁민 기자


열차에 타자 기존 지하철과 다른 내부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우이신설선은 운전사가 없는 '무인열차'다. 열차 앞 쪽엔 운전석 대신 투명한 창이 있었다. 창 주변엔 바깥을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시민은 "인건비가 적게 들겠다"고 말했지만 대화를 나누던 시민은 "위험하지 않겠냐"며 걱정을 드러냈다. 박 모씨는 "의정부 경전철이나 부산 무인 지하철 고장 보도를 접한 적 있다"며 "운전자가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개통 후 한 달여간 열차당 1명의 승무원을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열차 내에 광고물이 없는 것도 눈에 띄었다. 열차에는 북한산 등산과 몇몇 전시 소식을 알리는 공지만 있을 뿐 상업 광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스크린도어 옆에도 광고가 설치된 다른 지하철과 달리 스크린도어 광고도 없었다. 서울시는 우이신설선의 열차와 13개 모든 역사에 상업 광고를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문턱이 없어 장애인, 유모차, 고령자 이동이 쉽다. /사진=남궁민 기자

2량의 열차를 연결하는 부분은 문도, 문턱도 없는 '일체 통로'로 만들어졌다. 휠체어를 탄 승객이나 유모차가 이동하기에 용이해 보였다. 우이신설선은 운전사, 광고, 문턱이 없는 '3무(無)' 지하철이었다.

북한산우이역에 내리는 시민들. 대다수가 등산을 위해 찾은 시민들이다. /사진=남궁민 기자

북한산우이역에 도착해 역 바깥으로 나오자 가을 햇살을 받아 빛나는 북한산과 등산로를 향해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0여 명의 동료들과 함께 내린 박지영(50)씨는 "예전엔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아 2~3명이 같이 다닌 게 전부"였다며 "이렇게 지하철이 뚫리니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산 우이동입구 근처인 북한산우이역 입구. 시민들로 붐비는 인근 상점가 /사진=남궁민 기자
북한산 우이동입구 근처인 북한산우이역 입구. 시민들로 붐비는 인근 상점가 /사진=남궁민 기자

인근 상인들은 새 전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수유동, 우이동 일대는 교통 불편으로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컸던 지역이다. 북한산 등산로 초입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 "이제 개통해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확실히 등산객이 늘 것으로 본다"며 "오늘만 해도 아침시간부터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제2의 의정부경전철'될라…수익성 우려도

한편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의정부에서 온 한 시민은 "우리 동네에도 의정부 경전철이 만들어졌지만 적자 덩어리 애물단지가 됐다"며 "오늘 보니 승객 대부분이 고령자로 보여 무임승차가 많지 않겠냐"고 말했다.

우이신설선의 요금은 교통카드를 이용할 경우 지하철과 동일(성인 1250원, 청소년 720원, 어린이 450원)하다. 3개 정거장(성신여대입구, 보문, 신설동)은 기존 지하철 1‧2‧4‧6호선과 환승 가능하다. 환승할인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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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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