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최악 미세먼지, 최대 82%가 중국 거쳐 날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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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학원, 지난달 11~15일 분석… 산둥반도 등서 西風 타고 국내로
12일 베이징 농도 치솟자 이틀뒤 서울 129㎍/㎥ 기록



지난 1월 중순 전국적으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초고농도 미세 먼지의 최대 82%가 중국 등 국외 영향을 받았다는 정부 분석이 나왔다. 당시 전국 일평균 초미세 먼지 농도는 서울 129㎍/㎥, 경기 북부 131㎍/㎥, 경기 남부 129㎍/㎥ 등 대부분 지역에서 2015년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미세 먼지 농도가 35㎍/㎥을 초과하면 '나쁨', 75㎍/㎥을 초과하면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1월 11~15일 5일간 발생한 전국 고농도 초미세 먼지(PM 2.5)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국외 영향이 69~82%로 평균 75% 수준이었다고 6일 밝혔다. 고농도 미세 먼지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11일에는 국외 영향이 71%였다가 12일 68.7%, 13일 73.2%, 14일 78.1%, 15일 81.8% 등으로 점차 늘어났다.

이는 중국 등 동북아 각 지역에서 발생한 오염원이 기상 환경에 따라 국내로 유입되는 정도를 기상, 대기 질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11월 3~6일 발생했던 고농도 미세 먼지를 같은 방식으로 분석했을 때는 국외 영향이 18 ~45%에 불과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 먼지는 주로 현지에서 배출된 것"이라는 기존 중국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2~24일 중국 당국과 미세 먼지를 논의했지만, 중국발 미세 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충분히 논의하지 못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전국적으로 초미세 먼지 농도가 높이 올라갈 때 중국 영향이 최소 50% 이상이 된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지난 1월 장기간 고농도 미세 먼지가 이어지는 동안 중국 등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오염물질이 대거 유입된 정황이 확인됐다. 1월 10~11일에는 중국 산둥반도와 북부 지역에 고기압이 강하게 위치하면서 서풍 기류가 형성돼 오염물질이 유입됐다. 이후 서해상 기류가 재순환하면서 국내로 유입된 미세 먼지가 흩어지지 않고 쌓였다. 13일엔 중국 북부 고기압 영향으로 다시 한 번 북서풍이 불면서 오염물질이 추가 유입됐다. 이런 상황이 국내 초미세 먼지 농도 변화에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달 10일 서울 일평균 초미세 먼지 농도는 34㎍/㎥이었는데 11일엔 57㎍/㎥, 14일에는 129㎍/㎥까지 올라갔다. 14일에는 인천(107㎍/㎥), 충북(123㎍/㎥) 등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고농도 미세 먼지가 관측됐다.

한편 중국에선 우리나라보다 하루 빠른 10일부터 고농도 미세 먼지가 발생했다. 서해를 끼고 우리나라와 마주 보는 징진지(京津冀·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주변 지역에서 '나쁨' 이상 초미세 먼지 농도가 14일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베이징은 이 기간 초미세 먼지 일평균 농도가 10일 76㎍/㎥에서 12일 191㎍/㎥로 치솟았고 14일(112㎍/㎥)까지 고농도 미세 먼지가 관측됐다. 이 미세 먼지가 서풍을 타고 하루쯤 지나 국내로 넘어왔다는 것이다. 실제 기상 관측 결과 백령도를 시작으로 수도권·중부권·호남권·영남권 등 중국과 가까운 지역부터 차례대로 초미세 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다.





[김효인 기자] [최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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