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의 요가로 세상 보기] 32. 고양이 자세(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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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0.08. 오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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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자세는 목과 어깨의 유연성을 증진하고 허리 트러블은 완화하며 소화기 계통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온몸 스트레칭으로 얻은 근육의 유연성은 심리적인 유연성으로도 이어진다. 시연 김이림.


고양이 하면 박혜령 어린이가 불러 히트쳤던 '검은 고양이 네로(1970)', '그대는 귀여운 나의 검은 고양이/ 새빨간 리본이 멋지게 어울려'로 시작되는 동요가 먼저 흥얼거려진다. 그리고 도도함, 유연함, 균형 감각 등도 떠오른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뛰어난 균형 감각과 유연한 척추 그리고 두툼하고 탄력적인 발바닥, 강한 뒷다리 덕에 잘 다치지 않는다. 누군들 그 부드럽고 탄력있는 척추를 닮고 싶지 않겠는가?

이 자세는 범어로 마르자리아사나(marijariasana) 또는 비달라아사(vidalasana)라고 한다. 고양이의 유연한 척추 굴곡 모습을 본떠 만든 동작으로, 척추의 S자 굴곡 유지에 도움이 되는 자세이다.

먼저 기어가듯 엎드려서 두 손과 두 무릎을 각각 어깨너비만큼 벌린다. 숨을 가득 들이마시면서 머리를 뒤로 젖히고 허리를 바닥 쪽으로 내린다. 어느 정도 자세를 유지한 후 숨을 내쉬면서 반대로 고개를 앞으로 숙이며 등을 최대한 둥그렇게 위로 끌어올린다. 이때 복부도 최대한 깊숙이 등 쪽으로 당긴다. 양팔은 구부러지지 않게 쭉 편다. 고양이의 둥글고 부드러운 척추를 떠올리면서 척추 마디 마디에 의식을 집중한다.

수많은 신경들이 척추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기에 허리의 유연함은 건강과 아름다움의 시작인 것이다. 목과 어깨의 유연성 증진, 허리의 트러블을 완화해주며, 소화기 계통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요즘처럼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굳어지는 일이 많을 때에는 주기적으로 온몸의 스트레칭을 반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 건강의학에서는 이런 것을 '점진적 이완요법'이라고 하는데, 작은 근육을 풀어주는 것부터 시작해서, 목 허리 같은 큰 근육을 풀어주는 나름의 운동을 자주 반복하다 보면 긴장 이완은 물론이고 유연성까지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근육의 유연성은 심리적 유연성으로 이어지곤 한다.

유연성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동물이 고양이다. 고양이 하면 웬만한 높이의 공중에서 떨어져도 사뿐히 착지하는 유연한 척추를 지닌 동물로 기억되고 있으니 말이다.

고양이는 인류로부터 오랫동안 애완동물로 사랑받아왔다. 실제로 고대 이집트 벽화에는 고양이를 새 사냥에 이용하는 그림이 있다. 동아시아 십이지(十二支)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타이나 베트남에서는 토끼 대신 고양이가 십이지에 포함되어 있다.

고양이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반려동물로, 영악하고 독립심이 강하다. 또한 장난을 좋아하고 놀기도 잘한다. 기원전 약 5000년 전 아프리카·리비아 지방의 야생 고양이가 고대 이집트인에 의해 순화 사육되어 점차 세계 각지로 퍼졌다고 하며, 우리나라에는 대체로 10세기 이전에 중국과 왕래하는 과정에서 들어왔다고 추측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를 풍요의 신(神) 바스테트(Bastet)의 화신이라 믿었다. 사람처럼 고양이도 죽으면 미라로 만드는 관습도 있었다. 성스러운 동물로 추앙되었고 함부로 죽이는 자는 사형에 처해졌다. 화재 시에는 제일 먼저 구출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기원전 525년에 페르시아와 이집트의 전쟁에서 페르시아군이 맨 앞 전열에 고양이를 배치했기 때문에 화살을 쏘지 못하여 이집트군이 크게 패했다는 일화도 있다.

일본에서는 마네키네코(복고양이)라는 도자기 장식품이 인기가 있는데, 이는 손님을 부르고 재물운을 가져다 준다 하여 영업점 등에 즐겨 장식해두기도 한다.

반면에 중세 유럽에서는 고양이가 악마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닥치는 대로 고양이를 죽여 유럽에 쥐가 급격히 증가하여 페스트가 창궐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17세기에 들어와서야 유럽 사람들은 쥐를 막는 데 고양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고 점차 고양이 수가 늘어났다.

고양이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중시하면서도 고양이 자신만의 세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동물도 주지 못하는 오묘한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는 평이 있다. 전문가들은 또 "고양이들은 대체로 성격이 부드럽고 조용한 데다 주인에게서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보살핌을 원하기 때문에, 장난을 좋아하고 씩씩한 어린이들보다 차분하고 목소리가 작은 노인들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거기다 고양이는 운동량이 비교적 적으며 대부분이 실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활동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키우기에 적격인 동물"이라고 조언한다.

고양이는 양발을 사용하는 게 능숙하기 때문에 미닫이 창이나 서랍을 쉽게 열기도 한다. 또한 높은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그 습성 때문에 물건을 떨어뜨리는 사고를 가끔씩 유발하기도 해서 난감하게도 한다.

고양이는 보디랭귀지의 달인이다. 귀와 꼬리의 위치, 몸의 이완 정도, 발로 쿡쿡 긁기 등 모두가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몸짓인 것이다.

고양이는 품종이나 털 길이, 색깔 같은 신체적 특징이 다양하다. 많은 품종이 있는데 샴, 버머즈, 페르시안, 터키시 앙골라, 러시안 블루 종(種)이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고양이계의 여왕이라 일컬으며 '샴 왕실 고양이'라 불리었던 '샤미즈 고양이'의 나라 태국에서는 한때는 오직 왕족만이 고양이를 기를 수 있었다고 한다. 페르시안 고양이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긴 털 고양이의 대표 주자로서 품위 있는외모에 차분한 성격이 합쳐져 '고양이의 귀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양이를 향한 달라진 시선은 최근 표준국어사전에 공식 등재된 '길고양이'라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다. 그간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장했던 '도둑고양이'라는 명칭은 '길고양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었다. 이렇게 '길고양이'의 사전 등재는 달라진 시대 변화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옛 선조들은 속에 음침한 마음을 가지며 겉으로는 유들유들한 행실을 일컬어 묘유(猫柔)라고 하였고, 여인의 부드럽고 달콤한 음성 즉 미성(媚聲)을 묘무성(猫撫聲)이라 하였다. 속설에 의하면 공양미라는 말도 고양이를 위한 쌀이라는 말이 변하여 생겼다고도 한다.

우리나라 설화에 세조와 고양이 이야기가 등장한다.

세조가 몸에 종기가 나서 오대산 상원사를 찾아 예불을 올리려는 순간 고양이가 나타나 세조의 곤룡포를 자꾸 잡아 당겼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병사들을 시켜 주위를 수색하니 자객들이 숨어 있는 걸 발견하고 체포하여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다. 이에 목숨을 구해준 고양이를 기특하게 여겨 상원사에 논 500섬지기를 하사했다. 이 때문에 절에는 고양이밭·고양이논이라는 뜻의 묘답(猫沓)·묘전(猫田)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지금도 상원사에는 이 전설을 입증하는 듯 문수동자상이 모셔진 청량선원 입구 계단의 좌우에 돌로 조각된 고양이 석상이 서 있다.

개의 경우 사람과 친숙하기도 하고, 집단생활을 하는 특성상 사람을 지키거나 구하는 등 보은(報恩)을 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주인에게 그렇게 의존적이지 않고 단독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기에 이런 보은에 관한 이야기가 잘 없는 듯하였다.

그러나 알고 보면 고양이가 은혜를 갚았다는 사례도 많다. 고양이가 속정이 깊다는 걸 아는 사람만 아는가 보다.

2014년 5월 13일 미국에서 있었던 일로, 옆집 개에게 공격당하던 소년을 구해준 '타라'라는 고양이가 CNN에 소개됐다. '타라'는 길고양이로 이후 미국에서 용감한 개에게만 수여되는 '히어로 도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27일 방송된 'TV동물농장'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오갈 데 없이 모양새가 초라한 어린 길고양이를 정성으로 보살펴주자 성장한 고양이가 아주머니가 필요한 목장갑을 매일 물어다 주며 아주머니에게 보은하는 장면이 소개된 적도 있다.

2016년 정초, 대만 남부에 강진이 나서 건물 붕괴 사고가 있었는데, 이때 무너진 잔해 속에서 고양이의 울음 소리를 듣고 구조대가 7세 어린아이를 구조했다. 주인 곁을 끝까지 지킨 고양이 덕분이었다.

예술 부문에서도 고양이는 유연한 몸이 먹잇감을 사냥할 때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과 신과 악마를 넘나드는 특성으로 인해 많은 예술가들의 창작혼을 자극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인들의 고양이 사랑도 각별했던 모양이다.

30세 나이로 요절한 이장희 시인은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로 시작되는 명시 '봄은 고양이로소이다'를 남겼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검은 고양이'(1843)는 병적인 심리와 공포 분위기를 검은 고양이로 상정한 작가의 초기 작품이자 대표작이다.

T.S 엘리엇은 '고양이에겐 이름이 세 개 있어야 한다'고 했다. 보통 부르는 이름, 개성적인 이름, 고양이만이 아는 이름을 지칭했다.

일본의 세익스피어로 불리는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장편소설로 유명하다.

일본인 사노 요코의 그림책 '백만 번 산 고양이'도 있다.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된 베스트셀러 동화책이다. 백만 번 사는 동안 누구의 고양이도 아니었고, 늘 자기 자신만을 좋아했던 얼룩 고양이는 하얀 고양이를 만나 자기 자신보다 하얀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들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어느날 사랑하는 하얀 고양이가 죽자 얼룩 고양이는 처음으로 통곡을 한다. 영생의 삶보다 후회하지 않는 단 한 번의 삶을 사는 것이 더 소중함을 얘기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2018년 국내에 출간한 장편소설 '고양이'에 이어, 2019년 출간된 '문명'에서도 고양이를 다루고 있다. '문명'은 동물들을 주제로 한 우화식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인 바스테트의 어머니가 남긴 말이 인상적이다. "인간도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성급히 일반화하지는 말아라. 설마 그 많은 수의 인간들이 다 실망스럽기야 하겠니? 틀림없이 괜찮은 인간도 섞여 있을 거야"라는 명대사다.

영화 속에서도 어김없이 고양이가 등장한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1958)'는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에게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47)에 이어 두 번째 퓰리처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절망 끝에 내몰린 주인공에게 살아갈 의지를 주는 행복 메세지를 담고 있는 영화로, 2016년 영국에서 개봉된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 있다. 희망 없이 거리를 헤매며 노래하는 버스킹 뮤지션인 주인공 제임스가 우연히 상처 입은 고양이를 만나 밥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우여곡절 끝에 밥을 통하여 서서히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얘기를 다루고 있는 따뜻한 영화이다.

'캣 우먼', '장화 신은 고양이', '톰과 제리', '도라에몽' 역시 고양이가 소재가 된 잘 알려진 영화이다.

'처음에는 고양이가 사람을 닮은 듯한데, 나중엔 사람이 고양이를 닮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라고 하는 뮤지컬 '캣츠'는 1981년 영국 런던에서 첫 무대에 오른 뒤 근 40년 이상 세계 각국에서 수없이 많은 관객을 사로잡았다. 한국에서도 뮤지컬 사상 최초로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넘겼다. 명곡 '메모리즈(Memories)'가 울려 퍼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선시대 회화 부문에서도 고양이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단원 김홍도의 '황색 고양이가 나비를 희롱한다'는 뜻을 가진 '황묘농접(黃猫弄蝶)', 고양이를 잘 그려 변 고양이로 불렸다는 변상벽의 작품 중 '국화뜰의 가을 고양이'라는 뜻을 가진 '국정추묘(菊庭秋猫)'와 '묘작도(猫雀圖)', 겸재 정선의 '가을날 한가로운 고양이'란 뜻을 가진 '추일한묘(秋日閑猫)' 등이 눈길을 끈다.

2002년 제정된 8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에 더해 '한국 고양이의 날'은 9월 9일이다. 일 년에 하루만이라도 고양이의 생명을 생각하는 날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서 제정되었다. 고양이 전문 작가인 고경원 씨가 2009년 창안했다. '고양이의 목숨은 아홉 개'라는 전설에서 따온 것으로, 오랠 구(久)와 구할 구(求)를 써서 고양이가 오래 살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라고 했다. 혹자는 "사람도 살기 힘든데 왜 동물을 배려해야 하는냐?" 묻는다면 또 혹자는 답한다. "동물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있는 나라라면 인간에 대한 배려는 말할 것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라고.

<그대 고양이여 / 최진태>

오래전 한 때는 신(神)으로도/ 받들어졌다던 그대/ 두 볼에 수줍음 한껏 감춘 채/ 장미꽃보다 도도한 저 몸짓이 눈부시다

그댈 위해 몸바쳐 집사 노릇 했다/ 손짓하면 다가오겠지/ 아니네 다가서면 물러서네/ 착착 달라붙는 멍멍이를 닮은 듯/ 안 닮은 듯/ 밀당의 고수가 되어 애간장을 태운다/ 안달나게 하는 재주를 가졌다/ 코로나 시대 적절한 거리두기는/ 알고 보니 그대의 전유물이었군/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딱 그만큼

야행성의 그대/ 간밤에 더 반짝거리더니만/ 고양이 세수로 새벽을 여는구나/ 온몸 구석구석을 핥는/ 분홍빛 혓바닥의 저 현란한 춤사위/ 칼바람 쌩쌩불 듯 날이 선/ 스님의 장삼자락/ 그 정갈함을 그대 닮고자 하는가?

어리나 크나 쭉 뻗은 수염들은/ 좌중을 압도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애써 근엄한 위용을 뽐냄은/ 딸깍발이 조선 선비를 닮았다/ 그래 허세로 보여도 좋다/ 내 비록 왜소해 보여도 범과 사자와 사촌지간인 것을/ 뼈대 있는 족속인 것을

무심한 듯 아닌 듯/ 째려보는 듯 노려보는 듯/ 안길 듯 도망갈 듯/ 품에 들어 오다가도 어느새 새침떼기가 되고/ 도무지 헤아릴 수 없는/ 몽환 속의 너의 그 눈빛은/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무림고수의 눈빛/ 아니 무념무상 고승의 눈빛이다/ 그게 바로 약육강식 적자생존 속/ 야생의 눈빛이어라

여보게 벗님네들 잠시 숨을 멈추고/ 조금만 집중하여 사랑의 눈으로/ 그대를 바라볼 져/ 눈과 눈을 맞추면/ 달빛 고요함을 닮은 그대 눈동자 속에/ 온 우주가 담겨 있음을 볼 수 있을지니/ 그걸 볼 수 있는 자가/ 진정 그대의 반려자 자격이 있을진저

야옹거리가 골골거리기 하악거리기/ 그렁거리기 빽빽거리기 찍찍거리기/ 찰칵거리기 끙끙거리기 싹싹거리기/ 이런 만트라 요가적 발성의 의미를/ 알아채는 자 이해하는 자/ 그대들의 진정한 집사가 될 자격이 있을진저

저만치 앞서 까치발로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걸어가는 그댈 보고 있노라면/ 경이롭기까지/ 경신술(輕身術)의 대가로고/ 어느덧 내 발걸음까지 그댈 닮아/ 사뿐사뿐 따라 걷고 있음을 본다

'요가의 첫 걸음은 얼굴의 해맑음이요/ 몸의 가벼움'이라 했다/ 그댄 걸음 하나만 보더라도/ '동물 요가'의 고수여라

따뜻한 햇볕 아래 졸고있는 그대/ 천연덕스럽다 못해 넉살 한번 좋다/ 그리도 부산하게 뛰고 굴리고 웅얼거리더니만/ 갑자기 온 세상이 정지된 듯/ 온 사위가 고요하다/ 돌아가던 회전 목마가 딱 일시에 멈춘 듯/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 보며/ 멍때리기라도 들어간 듯

알고 보니 꾸벅꾸벅 고개마저 떨구는/ 천하태평 천진동자였구나/ 허나 잠시 졸 뿐 결코 잠들지 않으니/ 그댄 분명, 깨어있는 영혼인 게야/ 졸면서도 다 알아채니 말야

호기심 가득 담은/ 그대 등줄기 등고선 위로/ 햇살 무늬조차 둥글게 미끄러지는 시간/ 거역할 수 없는 그대의 매력/ 사랑스러움으로/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나를 향한 깊은 애정의 푯대를/ 그대 치켜세운 수염에서 본다/ 쫑긋거리는 두 귀에서 본다/ 살랑거리는 꼬리에서 본다

너와 난 오늘도 숨겨진/ 비밀의 코드를 풀어 가는 중/ 서로가 서로의 점자를 읽어 가는 중/ 하루 하루 한 발 한 발/ 내 깊은 담을 조금씩 넘어오고 있는/ 그대 바라보는 눈빛 그윽하다/ 가슴 따뜻해져 온다/ 오늘 그대 와락 품에 안아 보리라

야옹!



최진태 부산요가지도자교육센터(부산요가명상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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