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상황을 볼 땐
계절별 변동 심한 농축산업은 빼야 해
지표 개념 이해하기
고용지표는 말 그대로 기업의 고용에 대한 지표입니다. 상품이 잘 팔리면 매출이 늘어나고, 매출에 따라 수익이 발생합니다. 어떤 종류의 장사든 손님이 어느 이상 늘어나게 되면 그 부분을 담당해줄 추가적인 인력 고용이 필요하죠. 그래서 수익을 일부 나누더라도 임금이라는 고정비용을 지출해 노동력을 구매하게 됩니다.
‘고용’이라는 단순해 보이는 개념에서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라마다, 산업마다, 회사마다 다른 특성을 관찰할 수 있어요. 미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동시장이 유연하게 움직여서 경기변동에 따라 고용지표도 탄력적으로 움직입니다.
역으로 말해 고용지표를 통해 경기변동을 지켜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여기서 농축산업 고용지표는 제외하게 됩니다. 1차산업인 농업과 축산업은 경기와 상관없이 계절에 따라 변화가 크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비농업고용지수’를 따로 발표하는 거죠.
정리하면 비농업고용지수란, 농축산업을 제외한 전월 고용 인구 수의 변화입니다.
지표의 목적
고용지표를 만드는 가장 큰 목적은 크게 세 가지예요.
① 현재 고용시장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하고
② 고용시장 중에서도 서비스, IT 등 산업분야 등 산업의 개별 상태를 읽고
③ 기업과 가계가 체감하는 경기가 어떤지 직접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실물경기를 확인해 보고자 하는 실업률 통계와 목적은 비슷해요. 어떤 방향에서 읽고자 하는지에 대한 차이일 뿐이죠.
경기침체국면에서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푼다고 해도 부동산이나 증시 등 자산과 금융시장에만 돈이 흘러들어간다면 실물경기 지표인 고용지표는 거의 반응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하는 거죠.
좀 더 알아보기
미국은 선도적인 농업국가이기도 합니다. 기축통화국으로서 무역 적자를 운명처럼 안고 가는 미국에서도 농산물만은 항상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요.
기후변화 때문에 농축산물 물가가 올라가고 있는 지금 농업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요.
고용지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농업과 관련 산업에서는 국가 고용의 10% 전후를 책임진답니다. 그러니까 자연과 계절의 힘을 빌려야 하는 10%의 고용을 제외한 나머지 90%의 고용으로 ‘진짜 경기’를 반영하는 고용지수를 만들어야 하는 셈이에요.
고용지표는 좋을 때보다 나쁠 때 더 중요합니다. 비농업고용지수가 감소세로 돌아서거나 절대적으로 좋지 않게 나오면 실물경기가 나쁘다는 거예요. 그러면 경제가 침체되거나 최소한 성장·회복이 둔화되고 있다는 시그널이죠.
금융시장이 실물경기에서 안 좋은 시그널을 받으면 증시에 악영향을 받으면서 달러가 약세를 띕니다. 그러면 보통 금이나 채권과 같은 다른 안전자산이 인기를 얻습니다. 원자재 가격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경향을 보이죠.
통계 속 인사이트 찾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던 지난 2020년 5월, 미국의 비농업고용지수 그래프에 깊은 V자가 새겨진 부분 보이시나요? 일자리가 무려 2천만 개 이상 줄어들었죠.
바로 다음 달인 6월에는 깎인 만큼 회복하고도 더 증가하긴 했지만, 2천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한다면 경제는 단기적으로 굉장한 쇼크를 받기 마련이에요.
한 달 사이에 2천만 개가 줄었다가 늘어날 수 있는 건 미국의 노동시장이 굉장히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해고가 자유롭고 고용이 활발하다는 뜻보다는, 미국에는 ‘일시적인 해고(lay-off)’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상태로,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복직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기 상황을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는 투자자라면 ‘V자 쇼크’에 놀라기보다는 미국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편이 좋습니다.
2024년에는 미국 노동부가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기존 통계보다 훨씬 적은 수치로 수정 발표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는 시장 분석이 나오기도 했어요. 노동시장이 빠르게 냉각될 만큼 경기가 안 좋으니, 금리를 내려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글을 작성하는 데 참고한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