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김홍석씨는 “강에 끈벌레가 넘쳐나면서 어부들의 봄철 주 소득원인 실뱀장어 잡이를 몽땅 망쳐버려, 강에 쳐두었던 대형 실뱀장어 그물을 사흘 전 아예 걷어 올리고 일손을 놓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요즘 조업에 나서면 그물 한 개에 5∼10㎏가량 끈벌레가 걸려 나온다”고 했다. 끈벌레는 지렁이와 비슷한 형태의 20∼30㎝ 길이다. 김씨는 “끈벌레 무더기 사이에 가느다란 실 모양을 한 길이 5㎝ 정도 크기의 실뱀장어 100∼200마리만 섞여 나온다”고 했다.
고양 지역 어부들에 따르면 한강 하구의 유해생물이자 괴생물체인 끈벌레가 올봄에도 또다시 대거 출현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2주가량 이른 지난달 중순부터 행주대교 일대 한강하구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수온이 올라가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끈벌레는 2013년 한강 하구에 나타나면서 국내에 처음 보고된 바다에 사는 신종 유해 생물이다. 신경계 독소를 뿜어내 마비시키는 방법으로 환형동물, 갑각류, 연체동물 등 어류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강한 포식성에 이동성이 좋아 모래나 펄 속, 해조류 사이, 바위 밑에 서식한다.
전익진·최은경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