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조여오는 유가 급등… 휘발유도 1800원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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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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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도 배달비 인상 우려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역부족
항공·석화·전자 등 산업계 긴장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리터(L)당 1800원에 육박하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휘발유 가격의 고공행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국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날보다 3.40원 오른 L당 1726.09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 1623.79원에 거래가 시작됐던 것을 감안하면 6.3%가량 올랐다. 특히 이날 서울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792.97원으로 1800원에 육박했다.

최모씨는 "차를 몰고다니다 보니 유가가 오른 게 확실히 체감된다"며 "예전보다 기름 한 번 넣는 데 몇 만원이 차이 나니까 피부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또한 자영업자들도 가뜩이나 오른 배달비가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더 상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현재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 20% 한시 인하 조치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세금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격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제유가를 따라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 추가 가격상승은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국제유가는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겹치면서 배럴당 150달러 정도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을 향해 석유 추가 증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기업들도 당장 연료비 지출이 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항공업계의 대표 기업인 대한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되면 약 3000만달러의 손익이 발생한다. 항공사들은 저유가일 때 항공유를 미리 구매하는 '항공유 헤지'와 유가 선도계약을 통해 유가 변동의 위험성을 줄이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해운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연료 사용액은 2020년 기준 5000억원이었지만 유가의 지속적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3·4분기 기준, 비용이 6800억원까지 증가했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울상이다. 석화업계는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기초원료로 사용하는데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오른 반면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는 물류비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LG전자 생활가전 매출은 작년 사상 처음으로 미국 월풀을 제쳤지만, 물류비와 원자재 값 상승 탓에 영업이익에서는 월풀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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