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가서 야구해”...두산 코치, 한화 외국인 감독에 인종차별 논란

입력
수정2021.09.27. 오전 11:46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26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중 한 장면. 두산베어스 코치진이 한화이글스 더그아웃 응원 함성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코치가 베네수엘라 출신의 한화 이글스 감독을 향해 “베네수엘라 가서 야구해”라며 경기 도중 인종차별성 발언을 했다.

문제의 발언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에서 나왔다. 4회초 한화 공격이 끝난 뒤, 양팀 더그아웃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두산 측은 “투수가 투구를 준비하는 과정에 상대방 더그아웃에서 함성을 내지르며 방해했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이에 한화 측은 “팀에 파이팅을 불어 넣기 위한 함성일 뿐”이라고 했다.

두산 측은 이에 반발했다. 강석천(53) 두산 수석코치는 한화 덕아웃을 가리키며 “베네수엘라 가서 야구하라고 해라”고 수 차례 발언했다. 한화의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은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강 코치가 해당 발언을 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고,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며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한 네티즌은 “메이저리그(미국프로야구)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가 미국 선수로부터 경기 중 ‘한국 가서 야구해라’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겠냐”라며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부끄럽다”, “창피하다”, “시대를 역행하는 발언”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일부 네티즌은 “(코치가) 화나서 실언한 것”, “인종차별 발언이라고 보는 것은 확대 해석”, “경기 중 작은 소동일 뿐이다. 서로 사과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강 코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해명했다. 26일 경기 전 수베로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전반기 원정 시리즈 때부터 한화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내는 행위가 있어 예민해져 있었다”며 “수베로 감독에게 ‘다른 건 다 괜찮아도 (투수가 투구를 준비할 때) 소리를 내는 건 한국 야구에서는 해서는 안 될 비매너 플레이’라고 전달했다. 수베로 감독은 ‘그게 베네수엘라 스타일 야구’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다.

이어 “(경기 중에는) 수베로 감독이 경기 전 만났을 때 ‘그런 게 베네수엘라 야구 스타일’이라고 말한 내용이 떠올라 흥분한 상태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라며 “국가와 특정 인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 그래도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라고 엠스플뉴스에 말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