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계약 vs 역대 최다…분양가 '9억 원'이 가른 인천 송도 청약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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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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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대출 가능 기준 분양가 9억 원
9억 원 넘은 송도자이 더 스타 미계약 속출
9억 원에 10만 원 모자란 송도아크베이는 흥행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분양가 9억 원이 흥행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 분양가 9억 원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판단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집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출이 가능한 청약 아파트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몰려 '수도권 내집 마련 수요'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아파트 청약은 분양가가 9억 원을 넘느냐 안 넘느냐로 희비가 갈렸다.

지난 6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더샵 송도아크베이’에는 48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2,848명이 몰려 평균 4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자 수는 이곳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다 기록은 ‘송도 자이크리스탈 오션’의 2만381명이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98㎡에서 나왔다. 74가구 모집에 1만5,622명이 몰려 2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A와 84㎡B도 각각 55대 1, 43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면적은 분양가가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9억 원 이하로 책정됐다. 84㎡ 물량은 7억7,150만 원에서 8억 원 사이였다. 98㎡ 물량은 9억 원에서 딱 10만 원 모자란 8억9,990만 원에 나왔다.

반면 송도국제도시에서 지난해 11월 진행한 ‘송도자이 더 스타’는 1순위 청약 접수 당시 1,533가구 모집에 1만9,993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3대 1을 기록했지만, 이후 약 530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이 중 200여 가구는 부적격자로 판단됐다지만, 인천 지역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송도에서 미계약 물량이 나왔다는 자체만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 단지는 모두 84㎡ 이상 물량이었으며, 일부 저층 단지를 제외하고 분양가는 9억 원을 넘겼다. 84㎡ 물량 평균 분양가는 9억3,540만 원에서 9억5,540만 원 정도로 책정됐다. 대출 없이 분양가를 마련하기 힘든 현실 탓에 계약 포기 물량이 속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출이 가능한 청약 아파트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은 수도권 내집 마련 수요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집값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청약 아파트는 아직 시세보다 저렴해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도 크게 작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청약 흥행이 아파트 분양가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세를 꺾는 데 유효했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올해 대출 규제를 더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중도금 집단 대출이 가능한 기준에 따라 청약시장도 양극화될 수 있다”며 “인천처럼 올해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지역은 수요자의 선택과 집중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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