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왜 불난지 모르겠다"…국과수마저 "원인 판독 불가"

입력
수정2018.12.24. 오후 8:27
기사원문
양소연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앵커 ▶

이렇게 신고가 늦어지면서, KT 통신구 내부는 심하게 불에 타서 화재 원인을 밝힐 만한 단서조차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결국 왜 불이 났는지, 또 어디서 불이 시작되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고 감식 보고서를 통해서 밝혔는데요.

이어서 국과수 보고서 내용을 양소연 기자가 단독으로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국과수는 45장 짜리 보고서를 내고도 왜 불이 났는지, 원인 판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먼저 통신구 바깥에서 방화나 실화 등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

그러나 맨홀 뚜껑은 철저히 밀폐돼 있고 외부와 통하는 환풍기의 배기구도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Y자 모양이라는 겁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실제로 바깥에서 뭔가를 넣었다 하더라도 밑에까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죠."

실제로 화재 잔해에서도 인화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누군가 고의나 실수로 바깥에서 불을 냈을 가능성은 없다는 겁니다.

국과수는 또 통신구 내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배제했습니다.

매우 적은 전력이 간헐적으로 흐르는 통신용 케이블에서 불이 날 수 없고, 피난 유도등이나 화재감지기같은 설비에서도 합선시 전선이 끊어진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근본적으로는 현장이 심하게 훼손돼 화재 원인은 물론 최초 발화지점조차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국과수는 밝혔습니다.

원인 자체를 알 수 없는 화재는 종종 발생하지만, 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조차 판독이 불가능한 상황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늑장 신고로 '골든타임'을 놓쳐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서 단서가 될 만한 것들까지 몽땅 타버리는 바람에, 화재 감식에 최고 권위를 지닌 국과수조차도 "알 수 없다"는 허무한 결론을 내리고 만 겁니다.

사상 초유의 통신대란이 났는데도,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면서 이런 화재를 앞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대책을 세우는 것도 힘들어졌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양소연 기자

[저작권자(c) MBC (http://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 바로가기 - [단독 기획] 선거 비용 '미반납자' 단독 공개

▶ [엠빅비디오] 스카이캐슬 현실판, 강남에서는..(feat. 메가스터디 아저씨)

▶ [14F] 결국 고래 더 먹으려고 고래사냥 확대한다는 일본

Copyright(c) Since 1996, MBC&iMBC All rights reserved.

기자 프로필

옆얼굴이 아니려 합니다. 더디고 어렵더라도, '들릴 권리'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