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AS부문 분할·상장 후
글로비스와 합병하거나
현대차·모비스, 존속·사업회사로
쪼갠 뒤 합병 시나리오 등 제기‘현대글로비스냐, 현대모비스냐….’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에 관련주가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 내 정 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현대글로비스와 현재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에 모두 베팅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현대글로비스에, 기관은 현대모비스에 투자했다.
최근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도 지배구조 개편의 키를 쥐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체제’가 출범한 뒤 글로비스는 전기차 배터리, 수소공급망, 중고차 사업 등 기존 사업영역을 뛰어넘는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2년 전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듈·AS부품 사업이 분리되고 남은 현대모비스 존속회사가 현대차, 기아차, 현대글로비스를 자회사로 둔 지주사가 되는 구조다. 정 회장의 지분 비율이 비교적 높은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승계 퍼즐을 맞추려는 의도다. 하지만 엘리엇 등 국내외 기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각에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각각 존속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갠 뒤 존속회사는 존속회사끼리, 사업회사는 사업회사 간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각 회사를 분할·합병해 지주사 체계를 갖춘 롯데그룹의 방식과 비슷하다. 지주사에 대한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쉽지는 않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의 사례를 지켜봤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얻는 실익이 적은 이 방법을 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했다.
이 밖에 정의선호(號) 출범 이후 현대오토에버, 현대엔지니어링 등 정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도 관심이다.
정 회장 지분율이 9.57%인 현대오토에버는 이날 주가가 8.74% 뛰었다. 오너가의 지분이 16.4%인 비상장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공개(IPO) 카드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상장 후 예상되는 기업가치는 약 10조원으로 이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 개선 비용을 일부 충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 애플·테슬라 지금 사도 될까? 궁금하면 '해주라'
▶ 네이버에서 한국경제 뉴스를 받아보세요
▶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