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에 외국인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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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14. 오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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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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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6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직원이 가상화폐 시세를 살피고 있다./사진=뉴시스
비트코인에 대해 국내에서만 붙는 웃돈,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과 이를 이용한 특정계층의 환차익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이 3년 전에도 한국은행에 의해 제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회와 정부가 제도 보완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2018년 9월 '암호자산 시장에서 국내외 가격차 발생 배경 및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 가격이 유독 높은 원인을 분석하고 불공정행위 방지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코인 채굴처도 수입처도 없는 韓…"김치 프리미엄 올 수밖에"


보고서가 분석한 김치프리미엄의 원인은 국내의 공급부족이다. 암호자산은 채굴을 통해 생성되지만 국내에는 마땅한 대형 채굴처가 없다. 이에 국내에서는 대부분 해외 거래소에서 구매한 암호자산이 거래된다.

문제는 해외에서 암호자산을 구매해오는 주체에 금융기관 등 전문 시장참가자가 없다는 점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암호자산 구매를 위한 외화송금은 그 자체가 불법이고 목적과 상관없이 송금할 수 있는 외화도 1인당 연 5만달러로 제한돼 개인의 유통·공급으로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원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김치 프리미엄은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전문 시장참가자가 참여해 암호자산의 해외구매를 양성화하는 게 김치프리미엄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업계는 양성화 방안이 외환움직임을 관리하고 수익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해 국고 손실도 줄일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재정거래 양성화 없으면…외국인·유학생 환치기만 는다"


그러나 3년 뒤 2021년에도 제도권 하에 암호자산을 국내에 공급하는 주체는 여전히 없다. 정부가 암호자산 거래소를 유흥업 등과 함께 벤처기업 제외업종으로 치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만성 공급부족에 지난해 암호자산 투자수요가 발생하자 김치프리미엄은 곧장 재발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김치 프리미엄의 발생 원인이 3년 전 김치 프리미엄 발생 원인과 동일하다"고 전했다.

그러는 사이 김치 프리미엄에 대한 재정거래(차익거래)는 국내 거주 외국인·유학생 등 특정계층만의 전용 수익처가 돼가는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암호자산 구매 목적으로 외화를 송금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현재로서는 누가 얼만큼의 재정거래 차익을 거두고 있는지 공식적인 통계는 없다"고 했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재정거래를 위해 국내외 계좌가 모두 필요한 만큼 특정인들 위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개발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김치프리미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재정거래가 대규모로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재정거래를 막을수록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특정계층의 암암리 재정거래만 활발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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