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버스’의 꿈, 서울서 실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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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04. 오전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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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울시 “새벽 노동자 많은 4개 노선 첫차, 10일부터 두 대 동시 출발”
ㆍ‘6411번 버스 연설’ 맞춰 빅데이터 분석…28개 노선 선별 “추후 확대”



146 - 상계주공7단지 ▶ 강남역

160 - 도봉산광역 환승센터 ▶ 온수동

240 - 중랑공영차고지 ▶ 신사역사거리

504 - 광명공영주차장 ▶ 남대문


오전 4시. 이른 시간임에도 버스 안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첫차를 타는 이들 대다수는 남들이 출근하기 전 먼저 회사에 나와 빌딩을 청소하고, 경비를 서야 하는 50~60대 노동자이다.

서울시가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 노선을 파악해 오는 10일부터 4개 노선에서 첫차의 배차를 늘려 운행한다고 3일 밝혔다. 차량 2대를 동시에 배차해 새벽 출근길부터 혼잡한 버스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고단함을 덜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해당 노선은 146번(상계~강남), 240번(중랑~신사), 504번(광명~남대문), 160번(도봉~온수)이다.

서울시는 고 노회찬 의원의 ‘6411번 버스 연설’ 동영상에 인용됐던 새벽 버스 승객들의 이용 현황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노 의원은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 연설 당시 강남지역 빌딩에 청소하러 가는 중년 여성들로 매일 만원이 되는 6411번 버스를 언급하며 이들의 존재를 일깨웠다.

시의 분석 결과를 보면 오전 4시30분 이전 첫차가 출발하는 노선 가운데 승객 27명 이상으로 입석이 발생하는 노선은 179개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10곳 이상 정류소를 지나는 내내 승객이 40명 넘게 타서 설 자리마저 부족한 채 달리는 노선은 28개였다. 시는 이 중 교통카드로 분석한 정류소별 승하차 정보와 일용직 노동자가 모이는 ‘새벽쉼터’ 경유 여부, 50~60대 이상의 유동인구를 고려해 4개 노선을 확정했다. 6411번 버스는 혼잡한 정류소가 7곳으로 파악돼 이번에는 빠졌다.

노원구 상계에서 강남으로 가는 146번 버스와, 중랑에서 신사를 향하는 240번 버스는 이른 새벽 빌딩가로 이동하는 승객이 많아 붐비는 것으로 나타났다. 146번 버스는 오전 4시30분까지 9대가 넘게 차고지를 나서지만, 이 중 절반이 만원버스다. 광명에서 남대문으로 가는 504번, 도봉에서 온수로 가는 160번 버스도 오전 4시 이전에 출발하는 첫차가 꽉 차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들 노선의 새벽 혼잡을 줄이기 위해 240번과 504번 노선은 첫차 시간에 두 대를 동시에 출발시키고, 146번과 160번 버스는 첫차와 그다음 차량도 각각 두 대씩 출발시킬 예정이다. 시는 이용 추이 등을 검토해 필요할 경우 새벽 버스의 배차 간격을 줄일 계획이다.

관련 기사-"노회찬 의원, 사람 대접 해줘서 고마웠어요" 나흘간 기록한 6411번 첫차의 풍경

이명희 기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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