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이유진 “여지 자판기? 윤동윤 화법이 문제”[EN:인터뷰①]

입력2020.10.26. 오후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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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은해 기자]

"제 20대의 마지막을 함께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10월 26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유진은 "처음 배우들과 만났을 때가 작년 이맘 때쯤이다. 추워질 때 쯤 시작해서 끝나니까 다시 날씨가 추워졌다. 편하게 찍어서 그런지 정말 시간이 빨리 흘렀던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청춘의 한 가운데 놓인 인물을 연기했고, 그 캐릭터가 동갑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고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극본 류보리/연출 조영민) 종영 소감을 전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청춘 로맨스 드라마. 극 중에서 이유진이 맡은 윤동윤 캐릭터는 채송아(박은빈 분)의 친구이자 바이올린 선생님으로, 음대 졸업 후 현악기 공방을 운영하는 인물이다. 채송아, 강민성(배다빈 분)과는 서령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스루포 동기로 만나 9년 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이유진은 "오디션에서 감독님을 처음 뵀는데 대본을 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 이야기 위주로 미팅을 진행하게 됐다. 감독님이 저를 보고 윤동윤이라는 캐릭터의 성향이나 색깔을 많이 찾으신 것 같다. 저와 비슷한 결의 캐릭터여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진은 "극 중에서 윤동윤이라는 인물과 동갑이기도 하고, 저도 같은 예술 계통에 종사하다 보니 공유하는 걱정거리가 비슷했다. 지금 청춘들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지점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같은 길을 걷거나 비슷한 상황을 공유하는 시청자들이 많이 공감하고 위로받은 것 같다"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를 짐작했다.

극 중에서 윤동윤은 잠깐 사귀다 헤어졌지만 자신을 줄곧 짝사랑해온 강민성에게 상처를 많이 준 인물이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 놓인 두 사람. 이유진은 윤동윤과 강민성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유진은 "아무래도 짧게 연애하기는 했지만 그 전에 두 사람은 친한 친구였다. 그 관계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텐데 사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강민성의 힘이 컸다. 좋아하는 사람과 9년 동안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거다. 윤동윤은 강민성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몰랐다. 그걸 알고도 희망고문 하듯이 옆에 둘 성격은 아니다. 강민성도 그런 윤동윤의 성격을 아니까 더 확실하게 좋아하지 않는 척을 하고 일부러 더 선을 그어 두 사람이 친구의 카테고리 안에 존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가장 감정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인물인 강민성 역을 맡은 배다빈에 대해 이유진은 "강민성이라는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도 분위기 메이커인데 실제로 다빈이도 정말 성격이 좋고 텐션이 높다. 처음에 어색할 수 있었는데 나서서 분위기도 풀어주고 먼저 벽을 허물어 줬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유진이 윤동윤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군더더기 없는 감정 전달이었다고. 이유진은 "윤동윤이 강민성이라는 캐릭터에게 가지는 감정의 가장 큰 부분은 미안함이다. 윤동윤은 자신의 잘못과 강민성이 겪고 있는 고통의 크기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희망고문하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 '나는 그 일을 후회하고 있고,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라는 말을 강민성이 잘 느낄 수 있도록 선명하게 전달해야 했다. 윤동윤은 아마 다시는 실수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고 캐릭터의 심정을 짐작했다.

이유진이 맡은 윤동윤이라는 인물은 누르면 나오는 '여지 자판기'라고 불릴 정도로 다정함,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자를 여럿 생성하는 윤동윤에 대해 이유진은 "윤동윤의 화법은 '괜찮아?'라고 먼저 물어보고 '바이올린 괜찮아?'라고 덧붙이는 식이다. 생대방의 상태가 가장 걱정 되니까 그런 식으로 말하는데 듣는 사람은 혼란스럽다. 의도치 않게 여지 자판기가 되는 건데 윤동윤은 이제 무조건적인 친절과 배려가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 같다. 가장 먼저 살피고 싶어서 건넨 말 한 마디가 때로는 잘못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캐릭터를 향한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이유진은 "먼저 찾아보지는 않는데 저절로 다 보인다. 다들 '윤동윤 이 놈' 하신다. 사실 대본 받았을 때부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극 중 인물은 당연히 미움받을 수 있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배역을 잘 소화했다는 증거인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한현호 역을 맡은 김성철과 촬영이 유독 재밌었다고. 이유진은 "성철이 형이 연기하는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한다. 함께 촬영한 장면이 많지는 않았지만 편하고 좋았다. 형이 대본에 없는 지문을 연구하고 많이 만들어 오는데 거기에 반응하는 게 즐거웠고, 참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성철이 형 연기에 제가 잘 반응해서 자연스러운 장면이 나오면 뿌듯하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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