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중국 전진 막을 수 없다”
열병식에 둥펑계열 미사일 112발
차세대 스텔스기 ‘훙-20’ 안 보여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 동지가 70년 전 오늘 이 자리에서 중국의 성립을 선언해 중국 인민이 일어섰다”면 “오늘의 중국은 세계의 동방에 우뚝 서 그 어떤 힘도 중국을 흔들 수 없으며, 또 중국의 전진을 막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등 전 국가주석과 여타 지도부 인사가 모두 양복을 입은 데 비해 혼자만 중국인의 서민 복장인 중산복(中山服) 차림으로 나왔다. 8분가량 연설에서 시 주석은 “평화 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 두 체제)” 방침을 강조하며 “계속해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분투하겠다”고 밝혀 대만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32개 육·해·공 장비 부대의 분열식에서 ‘대국의 장검(長劍), 호탕한 동풍(東風)’이란 설명과 함께 초음속 추진기를 장착한 둥펑(東風)-17 4대가 4열 종대로 사열대를 지났다. 미국령 괌을 때릴 수 있어 ‘괌 택배’란 별명의 둥펑-26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2 부대도 모습을 드러냈다. 둥펑-31AG, 둥펑-5B, 둥펑-41까지 이날 등장한 둥펑 계열 미사일만 총 112발이었다.
중국은 미군을 상대로 전력 불균형을 역전시키기 위한 시도에 착수했다. 2014년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이 3차 상쇄전략(Offset strategy)을 발언한 후다. 미국은 1949년 구소련이 미국의 핵 독점을 깨자 핵탄두 보유 확대로 경쟁을 뿌리쳤고(1차 상쇄), 70년대엔 소련의 미사일 추격을 스텔스 기술 등으로 물리쳤다(2차 상쇄). 이제 중국과 러시아의 추격에 무인 시스템, 초음속 무기 등의 개발(3차 상쇄)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양자(量子) 기술이다. 2016년 세계 최초의 양자 위성 묵자(墨子)호 발사가 기반이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이 최소 단위인 양자의 특성을 활용하면 도감청·해킹이 불가능하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세계에 가장 많이 평화유지군을 보내는 나라다. 2018년 12월까지 24차례, 3만9000명이 동원됐다. 2015년 평화유지 상비부대도 창설했다. 과거 미국이 세계 경찰의 역할을 했다면 이젠 중국이 그 임무를 떠맡는 모양새다. 이날 기념식은 마오쩌둥의 ‘일어서기(站起來)’와 덩샤오핑(鄧小平)의 ‘부유해지기(富起來)’ 시대를 지나 시진핑의 ‘강해지기(强起來)’ 시대에 중국이 진입했으며 중국의 부상을 가로막는 어떤 도전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베이징=유상철·신경진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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