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달러" 최대 압박에도 韓 꿈쩍않자 협상장 뜬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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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19. 오후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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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 권다희 기자] [[the300] 한미 방위비 3차회의 '총액·항목' 이견에 중단...회의 90분만에 美요구로 파행]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정은보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내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는 파행 끝에 조기 종료됐다. 2019.1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내년 이후 한미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협상이 3차 회의 만에 파행했다. 새 분담 항목을 만들어 한국의 방위비 분담액을 '50억 달러'(약 5조8000억원)로 5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과 난색을 표한 우리 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다.

1991년 1차부터 이번 11차까지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논의를 중단한 것은 유례가 찾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다. 한미 양국의 현격한 입장차를 감안하면 연내 타결은 물론 최종 합의 과정까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 협상팀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에 다시 마주 앉았지만 한 시간 반만인 11시30분 협상을 중단했다. 미 협상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협상 대표가 먼저 자리에서 떠났다고 한다. 전날 오후 4시간 만남에 이어 열린 이날 협상은 오후 5시까지 예정돼 있었다.

올해 한국이 내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은 1조389억원이다.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한국 군무원 인건비와 군수지원비, 군사건설비의 현금·현물 분담액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3개 항목이 명시돼 있다.

미국은 여기에 주한미군 주둔과 직접 관련이 없는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 분담금을 50억 달러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한반도 안보와 관련된 역외 비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방위비 협상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한미간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 총액과 (신설) 항목은 서로 긴밀히 연계돼 있다"며 "두 가지 모두 포함된다"고 했다. 정부는 3가지 원칙을 고수했다고 한다. △SMA 취지에 맞는 기존 틀내 분담금 결정(신설 항목 반대)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분담(과도한 총액 인상 반대) △납세자인 국민이 수용가능한 분담(비준동의 가능성 고려) 등이다.

드하트 미 협상대표는 협상 중단 한 시간 만에 회견을 자청해 "한국 협상팀의 제안은 우리의 공정하고 공평한 방위 분담(burden sharing) 요구에 부응하지 않았다"며 "양측이 다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한국 팀이)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필요하다면 우리 입장을 조정할 준비도 돼 있었다"고도 했다. 한미간 입장차가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준비해 온 간략한 입장문을 읽은 드하트 대표는 질문도 받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미측이 '연내 증액 타결'을 목표로 하는 만큼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은 있다. 정 대표도 "상호 수용 가능한 분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내를 갖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연내 타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미는 다음 협상 일정도 사실상 못 정한 채 헤어졌다.

정 대표는 "실무적으로 다음 일정을 잡아 놓고 있었다"면서도 "오늘 사안(협상 중단)이 발생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응 논의를 해 나가겠다"고 했다. 4차 회의가 열리기까지 입장 정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드하트 미 대표는 "한국 측이 임할 준비가 됐을 때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미측 요구에 부합하는 새 제안을 준비하고 만나자는 압박이다.

이번 협상 과정에선 방위비 증액을 위한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미간 접점찾기가 요원해질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의 협상 틀에서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한미 정상간 '톱다운' 방식의 담판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제임스 드하트 미국측 방위비 협상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미국대사관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주한미국대사관 제공) 2019.11.19. photo@newsis.com


오상헌 ,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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