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에 비비탄 쐈다"는 30대…여성만 노린 이유 물어보니

입력
수정2022.03.18. 오후 12:02
기사원문
김준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전북 익산에서 A씨(30)가 쏜 것으로 추정되는 비비탄에 맞은 피해 여성이 SNS에 올린 사진. 사진 페이스북 캡처
경찰, 특수폭행 혐의 구속영장 신청
거리에서 주로 여성을 골라 비비탄(플라스틱 총알)을 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18일 "거리를 지나는 행인에게 비비탄총을 쏜 혐의(특수폭행)로 A씨(30대 중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익산시 영등동 일대에서 최소 행인 19명을 향해 비비탄총을 쏜 혐의다.

'거리에서 비비탄을 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확보해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차 안에 숨어 사람이 지나갈 때를 노려 비비탄총을 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으로 주로 다리와 팔 등에 비비탄을 맞았다. 다친 사람도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부터 익산 지역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비탄에 맞았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종아리 쪽에 통증이 느껴져 살펴보니 비비탄을 맞은 거였다" 등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애초 해당 장소가 10대가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철없는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의 소행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해 6월 전북 익산시 영등동에서 비비탄에 맞은 한 여성이 익산 지역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과 글. 사진 익산 지역 익명 커뮤니티 캡처
15m 거리 골판지 뚫을 위력…"100명 쐈다" 진술
경찰은 A씨가 사용한 비비탄 총 2대와 비비탄(총알) 등을 압수했다. "해당 총기는 약 50㎝ 길이의 소총형으로 보통 어린이가 가지고 노는 권총형보다 위력이 세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실제 경찰이 압수한 비비탄총으로 발사 실험을 한 결과 15m 거리에 있는 골판지가 뚫렸다.

A씨는 경찰에서 "비비탄총에 맞은 적이 있어 복수하려고 그랬다"며 "남성을 맞히는 것보다 여성을 맞히면 반응이 더 크고 재밌어서 주로 여성을 골라 비비탄총을 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은 "100명 정도에게 비비탄총을 쏜 것 같다"는 A씨 진술을 바탕으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 비비탄총 공격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비비탄총 위해 현황은 2018년 65건, 2019년 71건, 2020년 75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8월에는 전동 킥보드 한 대에 함께 타고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를 다니며 행인들에게 비비탄총을 쏜 혐의로 10대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