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경찰서는 18일 "거리를 지나는 행인에게 비비탄총을 쏜 혐의(특수폭행)로 A씨(30대 중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익산시 영등동 일대에서 최소 행인 19명을 향해 비비탄총을 쏜 혐의다.
'거리에서 비비탄을 쏘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을 확보해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차 안에 숨어 사람이 지나갈 때를 노려 비비탄총을 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으로 주로 다리와 팔 등에 비비탄을 맞았다. 다친 사람도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부터 익산 지역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비탄에 맞았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종아리 쪽에 통증이 느껴져 살펴보니 비비탄을 맞은 거였다" 등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애초 해당 장소가 10대가 많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철없는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의 소행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A씨는 경찰에서 "비비탄총에 맞은 적이 있어 복수하려고 그랬다"며 "남성을 맞히는 것보다 여성을 맞히면 반응이 더 크고 재밌어서 주로 여성을 골라 비비탄총을 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은 "100명 정도에게 비비탄총을 쏜 것 같다"는 A씨 진술을 바탕으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 비비탄총 공격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비비탄총 위해 현황은 2018년 65건, 2019년 71건, 2020년 75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8월에는 전동 킥보드 한 대에 함께 타고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를 다니며 행인들에게 비비탄총을 쏜 혐의로 10대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