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막대 엽기 살인’ 피해자인 척 4번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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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03. 오후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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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70cm 막대기로 직원을 살해한 사건 속보입니다.

대표가 폭행 이후 피해자 행세를 하며 4번이나 신고를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김은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직원을 70cm 막대기를 이용해 엽기적으로 살해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 한모 씨.

사건 당일 경찰에 신고한 횟수만 3차례였습니다.

경찰은 첫 112 신고가 폭행 중 이뤄진 걸로 파악했습니다.

당시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고, 한 씨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5분 뒤에는 전화를 걸어 웅얼대다 끊었고, 경찰 도착 뒤에도 대응이 허술하다고 항의하며 또 한차례 신고했습니다.

한 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에는 직원이 하의를 벗은 채 누워있었습니다.

경찰이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을 땐, "직원이 술에 취했으니 건드리지 말라"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지어 한 씨는 경찰관들 앞에서 피해자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는데, 유족들이 확인한 CCTV에는 이런 모습이 모두 담겼습니다.

한 씨가 오전 9시쯤 네 번째 신고를 한 건 112가 아닌 119였습니다.

"같이 술 마신 친구가 의식과 호흡이 없다"고 말한 겁니다.

당초 자수한 걸로 알려졌지만, 신고 당시에는 범행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겁니다.

유족들은 참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유가족]
"사장 착하다고 사장 좋다고. 내가 태권도 사범 자리까지 봐준다고 했는데도 빠득빠득 거기서 일을 한 거란 말이예요."

최초 출동 후 병원으로 옮기지 못한 채 7시간을 허비한 사실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유가족]
"(경찰이) 격정적으로 흔들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이 정도, 그리고 여기 이렇게 맥박 뛰는지 확인하고 간 거예요. 그때 만약에 119라도 불렀으면 그래도 살 수는 있지 않았을까."

경찰은 "피해자 맥박이 있고 다른 외상이 없어 살아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영상취재: 장명석
영상편집: 이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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