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1만명 육박…정부, 고강도 거리두기 6일 이후도 지속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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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02. 오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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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땐
감염 다시 확산시킬 위험” 강조
고강도 병행하는 생활방역 전망

매일 확진자 100명 안팎 발생
중대본 “2주 고강도 거리두기하면
감염 88% 가까이 줄일 수 있어”

“‘거리두기 일환’ 개학 연기 효과
최소 200명 확진자 줄여” 연구도
우리은행이 고객과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전국 모든 영업점 고객창구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했다고 2일 밝혔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이달 5일까지로 예정된 가운데, 정부는 당장 거리두기 강도를 완화하는 것은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그동안 시행해온 거리두기의 강도를 크게 완화하지 않는 수준에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는 쪽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주말 전에 앞으로의 방역대책 방향을 발표할 방침이다.

정세균 총리는 2일 “당분간 등교 개학이 어려워진 가운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제까지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일상 복귀를 언제까지 미룰 수도 없고 국민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확산세가 유례없이 가파르고 해외 유입과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감염을 다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9명 늘어, 누적 환자 수가 9976명에 이른다. 3일이 되면 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가능하다면 주말이 되기 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앞으로의 진행 방향에 대해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방역당국은 생활방역 체계로 이행하더라도 고강도 거리두기 지침을 병행할 방침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2주 정도의 아주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 전체 (코로나19 감염) 발생을 88% 가까이 줄일 수 있다”며 “생활방역이 시행되더라도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 높은 추진은 하나의 부분집합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생활방역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도 일반적인 거리두기, 즉 2미터 거리를 두어서 생활상에서의 밀접도를 낮추는 것,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외출을 삼가는 것, 밀집도 높은 장소에 모이는 사람들에 대한 발열 확인 등도 구성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3월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보름간, 종전보다 강도를 높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해왔다. 이후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이어가면서도 방역대책을 유지하는 생활방역 체계로 이행하자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0명 안팎으로 꾸준히 발생하면서, 고강도 거리두기 기간을 연장할지를 두고 고심해왔다. 애초 6일로 예정됐던 등교 개학도 다시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미뤄진 상황이어서, 거리두기 지침이 곧바로 완화되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잇따랐다. 교육당국은 이르면 4월 말부터 등교 개학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었던 개학 연기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도 이날 나왔다. 건국대 수학과 정은옥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팀이 개학 연기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최소 200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방역 체계에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위험군에 대한 대책도 함께 담길 것으로 보인다. 권 부본부장은 “암 환자, 장기를 이식받은 분, 임신부 등 면역학적으로 방어력이 매우 낮은 그룹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씻기’ 등 위생 대책도 생활방역의 일환으로 제시된다. “어느 장소라도 손세정제나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제공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방역당국은 실내에서 밀집된 환경인 곳 등을 중심으로 장소나 상황별로 적용될 수 있는 세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가령 학교의 경우 몸이 아픈 학생의 등교 여부, 학교 입구에서부터 발열 등 증상 감시, 학교 내 손세정제 비치, 급식시간의 학생 간 거리 유지 등을 세세하게 규정하는 식이 될 것이란 얘기다.

무엇보다 방역당국은 일상생활에서 ‘2미터 이내 15분 이상’의 긴밀한 접촉을 피할 것을 강조한다. 서로 간 발걸음으로는 세 걸음, 양팔 간격보다 넓게 충분한 거리를 떨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이날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 경우 간격을 유지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거나 모이는 시간을 다르게 할 것을 당부한다”며 “악수나 포옹 등은 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박준용 노지원 박다해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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