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중공업의 '물리 시험'…노조 "쉬운 해고 목적"

입력
수정2017.09.14. 오후 9:16
기사원문
신진 기자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앵커]

조선업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직원들의 직무 능력을 높이겠다면서 고등학생 수준의 물리 교육을 하고 시험을 치르게 하고 있습니다. 이 시험 결과는 재시험 등 인사조치로 이어질 예정인데요. 대상자 중에는 용접이나 철판절단 등 현장에서 30년 이상 일해 온 기술직 직원들이 많아서 당연히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현대중공업의 직무교육 교재입니다.

물체에 힘이 가해질 때 속도와 이동거리를 묻는 고등학생 수준의 물리 문제가 등장합니다.

회사는 대상자 350여 명을 지정하고 5주간 교육을 마친 뒤 필기시험을 치루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재교육 등 인사조치 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교육 대상자 중에는 30년차 기술직 직원이 포함돼 있습니다.

[A 씨/현대중공업 직원 : 현장에서 써먹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후배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상식을 알려주는 사람이지 내가 배울 것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노조 측은 대상자의 약 70%가 파업 참가자라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교육 기간에는 대부분 기본급만 지급받는데 금전적인 압박과 함께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당장 교육 대상자가 아닌 노조원들도 동요하고 있습니다.

[B 씨/현대중공업 직원 : 부담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언제 명단이 내려올지 모르고…이게 언제까지 진행될지…]

현대중공업 측은 최근 조선업 불황으로 생겨난 유휴인력에 대한 교육이라며 현장 실무자들의 능력 향상 차원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신진(jin@jtbc.co.kr)

▶ JTBC 뉴스 공식 SNS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Copyright by JTBC(http://jtbc.joins.com) and JTBC Content Hub Co., Ltd.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