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 임명]문 대통령 “생각 다르다고 ‘전쟁’ 온당치 못해”…야 “오만·독선”

입력
수정2017.06.18. 오후 11:11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마주보고 인사 “잘 부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에게 임명장을 준 뒤 서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인사청문 정국의 여야 대치가 가팔라지고 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29~30일) 등 정상외교 일정이 임박해 더는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수야당에 국민의당까지 가세한 야 3당은 ‘협치 포기 선언’이라며 검증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 사퇴를 주장하는 등 정권 핵심부를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강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임박한 한·미 정상회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 정상외교 일정을 거론하며 “외교부 장관 자리를 도저히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 쪽에서 널리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강 장관 임명에 대한 야당 비판에 대해 불편한 입장도 내비쳤다. “인사 생각이 다르다 해서 선전포고·강행이라든지, 또 협치는 없다든지, 마치 대통령과 야당 간에 승부를 또는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하는 것은 참으로 온당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국민 뜻을 감안해 ‘대통령 권한’으로 강 장관을 임명한 것을 두고 ‘협치 파괴’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하게 돼서 좀 유감”이라고도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강온을 오갔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시급한 민생문제 해결에 여야가 힘을 모을 때”라고 했지만 추미애 대표는 “지금 야당 형국은 오히려 민심이라는 물이 빠지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야 3당은 ‘오만과 독선’ ‘협치 실종’이라며 반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사퇴를 요구하며 20일쯤 대통령비서실을 상대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은 반대하지만, 야 3당을 합하면 운영위 과반인데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위원장이라 회의를 막을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인 만큼 논문 표절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음주운전 거짓 해명이 드러난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험로가 예상된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일련의 사태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하는 19일 국토위도 파행될 수 있다. 인사청문회를 마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불똥이 튀어 향후 처리 절차도 영향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다만 야권이 강경투쟁으로 내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한국당은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처리를 청문 정국과 연계시키려 하고 있고, 당내에선 ‘청문회 보이콧’ ‘장외 투쟁’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호남 민심을 고려하는 국민의당이나, 한국당과의 차별화를 중시하는 바른정당은 한국당과 공동전선이 형성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일자리와 연계된 추경을 막는다는 부담감,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도 야권을 멈칫거리게 한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공조 방안을) 논의한 바 없다. 대응 강도가 달라 입장을 같이 취한다고 볼 필요는 없다”면서 “모든 사안을 분리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용욱·손제민·허남설 기자 woody@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