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에…역대급 흥행 달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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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6.01. 오전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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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준석 '신선한 돌풍'에 이례적 흥행 가도
보수 정치인 최초 3일만 후원 한도액 채우기도
전당대회 흥행 자체로 '제1야당 긍정 효과' 평가
"이준석이 당 이끌고 나가는 환경 자체가 긍정"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30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힘입어 이례적인 흥행을 달리고 있다. 최종 당대표로 어떤 후보자가 선발되느냐에 관계없이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신선한 바람은 여의도 정치권을 뛰어넘어 국민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여의도로 범위를 국한하더라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의 행보에 부럽고 대단하다는 찬사를 보내는 등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현상은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후원금 모집 과정에서 선명하게 나타났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후원금 계좌를 개설하고 국민들에게 후원을 호소한 이후 단 3일 만에 한도인 1억 5000만원을 채웠다.

지난 2019년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황교안 전 대표가 같은 금액을 모으는 데 2주가 걸렸고, 경쟁자였던 오세훈 당시 후보가 한도를 결국 채우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상당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 한 가지 신선한 점은 2030 세대의 강한 지지가 뒷받침된 결과라는 점이다. 특히 2030 이용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전 최고위원에게 후원금을 보낸 사실을 인증하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SNS를 통해 젊은 세대들과 폭넓고 스스럼없이 소통해 온 이 전 최고위원이 최근 2030 세대에 민감한 문제인 '젠더이슈'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 이러한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젊은 세대가 완전히 뭉쳤다.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때 손맛을 한 차례봤고, 이번에 제1야당 대표까지 한 번 바꿔보자는 인식이 굉장히 강하게 박혀있다"고 최근의 돌풍에 대해 자평했다.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본경선에 진출한 조경태·주호영·홍문표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 이준석 전 최고위원 ⓒ국회사진취재단
실제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8일 전국 18세 이상 2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 다르면 지난 25일 32.5%까지 떨어졌던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지난 28일 37.2%로 3일 만에 5%p 가까이 상승한 결과를 기록했다. 지난 28일은 이 전 최고위원이 예비경선 1위로 컷오프를 통과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날이다.

해당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1%p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단 '이준석 돌풍'이 계속될수록 중진 세력들의 견제와 '계파 논쟁'이 불거지며 당 안팎에 잡음의 여지가 일고 있는 것은 경계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 전 최고위원에 이어 여론조사 2위에 위치해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도 "당을 진짜 걱정하시는 분들은 우리가 젊은 분으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대교체보다 더 중요한 건 정권교체인 만큼 이를 위해 필요한 당대표가 누구냐를 판단할 것"이라며 "이 전 최고위원이 아무래도 특정 후보하고 조금 친하다 이런 게 약점이 될 수 있다"고 공세를 가했다.

하지만 오는 6월 11일 전당대회 당일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국민의힘의 전당대회가 이토록 흥행하는 것 자체가 긍정적 시그널이라는 관측도 많다. '정권교체'라는 지상 목표를 설정해 둔 '제1야당'의 입장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는 것은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30대의 당권 주자가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며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야권의 변화와 쇄신의 한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진짜로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가 온다 해도 나쁠 것 없지 않겠나"라며 "지금 모습 저대로의 제1야당이 계속되는 것은 국민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준석이 세대교체를 이루며 당을 이끌고 나가도 긍정적인 일이며, 내부 분열로 당이 쪼개지더라도 야권 재편을 통한 새 질서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니 긍정적"이라 바라봤다.

민주당 소속의 조응천 의원도 "만약 6월11일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만 인식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대한 대답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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