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소송 종결…'현금+로열티' 2조원에 합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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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11. 오후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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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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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LG에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지급…모든 소송 마무리
LG "공정경쟁·상생 지켰다" SK "시장 선도 위해 대승적 결단"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소재 LG화학 본사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소재 SK이노베이션 본사.© 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미국에서 법적 분쟁을 벌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4월부터 진행된 모든 소송 절차는 마무리됐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으로 총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또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 동안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공동으로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며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 한국과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번 법적 분쟁의 발단은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자사의 배터리 관련 핵심 기술을 다량으로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ITC에 낸 소송이다.

LG 측은 지난 2017년부터 2년 동안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전지사업본부의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 인력과 영업비밀을 대거 빼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SK 측은 영업비밀을 유출한 사실이 없으며, 인력 채용도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투명하게 채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ITC는 지난 2월 최종결정에서 SK가 관련 증거를 조직적·고의적으로 인멸했다고 보고 SK에 대한 패소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SK의 배터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 금지'와, 이미 수입된 침해 품목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생산과 유통 및 판매 금지'를 명령했다.

ITC의 최종결정 이후 양측은 합의를 시도했지만 합의금을 둘러싼 LG(약 3조원)와 SK(약 1조원)의 입장 차가 커 불발됐다. 때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주목됐지만, 행사 시한 만료(현지시간 11일)를 하루 앞두고 양사는 전격적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양사가 소송 취하에 합의하면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조치도 무효화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州)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도 차질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포드·폭스바겐에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SK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돼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앞으로도 전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합의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개화기에 들어간 배터리 분야에서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는 한편, 양사가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입주해있는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모습. 2021.4.1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SK이노베이션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급성장하는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분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무엇보다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포드·폭스바겐 등 고객사들의 변함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해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 됐다"며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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