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진실에 대한 탐구와 자유정신에 입각한 재기 넘치는 작품활동 ” - 1964년 한림원이 밝힌 노벨문학상 수여 사유 중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과 문학을 대표하는 장 폴 사르트르는 1905년 해군 장교의 아들로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그가 두 살 때 사망하였고, 어머니와 함께 엄격한 외할아버지 집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소르본 대학교의 독문학 교수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의 큰아버지였다. 나중에 자신의 자서전에서 사르트르는 선천적 근시와 사시, 그리고 낯선 외갓집의 분위기 등 이 시절에 겪은 심리적 부담에 대해 회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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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철학의 거장이자 프랑스가 사랑한 작가 장 폴 사르트르. 그는 철학, 문학, 정치, 연극, 언론 등 지식인이 참여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발자취를 남긴 20세기 최고의 지성인이었다.

그는 파리의 명문 학교에 입학하였고, 그 후 어머니의 재혼으로 학교를 옮기게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에 있는 고등사범학교를 다녔다. 그 학교에서 철학, 사회학, 심리학을 전공하였고,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하며 철학 교수 시험에 합격하였다.

또한 계약 결혼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었던 평생의 반려자, 시몬 드 보부아르도 그곳에서 만나게 된다. 졸업 후 군에 입대하였고, 제대한 후 르아브르, 리옹, 파리의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베를린에 있는 프랑스어 연구소에서 근무하기도 했었다.

다시 교직 생활을 하면서 문학 작품 활동도 함께 시작되었다. 심리학적이고 문학 비평적인 에세이와 단편 소설을 발표하였고, 1938년 그의 대표작이자 첫 번째 책으로 철학적 사유의 소설 [구토(La nausée)]를 출판하면서 문학계에서 확고한 자신의 위치를 다지게 된다. 또한 반파시스트적 메시지의 희곡 작품인 [파리(Les mouches)]로 대중적 사랑을 받는 작가로 자리잡는다.

행동적 지식인인 사르트르는 세계 평화의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때그때 소신적 발언과 평론을 하는 동시에, 소련의 공산주의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였다. [유물론과 혁명], [변증법적 이성비판(Critique de la raison dialectique)]의 저술들은 이러한 계열에 속한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을 당시 독일군에 포로가 되었다가 풀려난 경험이 있으며, 이후 파리로 돌아와 나치에 대한 저항 운동 단체를 조직하였다. 1943년 [존재와 무(L'etre et le néant)]를 발표하면서 철학자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되며,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면서 알베르 카뮈를 알게 되어 서로 존경하는 라이벌로 작품 대결을 펼치는 관계가 된다.

종전 후에는 잡지 [현대(Le Temp Modern)]를 창간하여 실존주의에 대해서 논하면서 소설, 평론, 희곡 등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벌여 나갔다. 미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하기도 하였다.

사르트르는 적극적인 사회주의자는 아니었지만 마르크스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현대]지에 프랑스 공산당에 동조하는 글을 써서 많은 동료들을 잃기도 하였고, 1960년대에는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반전운동을 펼쳐나갔다. 1964년 코넬 대학의 강의 요청에는 ‘하노이가 폭격 당하고 있는 시간에 뉴욕에 있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하기도 하였다.

1964년 [말(Les Mots)]을 출판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수상 거부 이유는 노벨위원회의 평가 기준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문학적 우수성을 놓고 등급을 매기는 것도 잘못이며, 그러한 방식은 부르주아 사회의 습성이라는 이유였다. 인간은 하나의 실존적 존재로, 모든 실존은 본질에 앞서며, 실존은 바로 주체성이라는 주장을 했던 그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1973년 갑작스러운 실명으로 집필 활동을 중단했다.

사르트르는 자신의 철학적 저작 활동 외에도 문예 이론 저술, 정치적 참여, 사회적 이슈거리가 될만한 행동 등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1945년 레종 드뇌르 훈장을 거절하였으며, 1964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달려 온 기자들로부터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길거리에서 전해듣고는 즉석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수상 거부 이유를 설명했고, 이는 곧바로 전 세계에 톱 뉴스로 전파되었다. 당시의 빗속에서의 인터뷰 사진도 역사적 장면의 하나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적인 삶의 모습과 상관없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유럽 실존주의에 있어서 사르트르의 이름은 영원히 잊혀지거나 지워짐 없이 최고의 지성인으로서 자리매김 될 것이다.

확대보기 [알렉산더 칼더]

확대보기 [악마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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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으로 손꼽힌다. ‘실존은 본질에 우선한다’, ‘인간은 자유선택의 권리를 가진다’, ‘세상은 부조리한 것’과 같은 실존주의 철학의 핵심 개념들이 작품 곳곳에 나타나 있다. 소설은 주인공 로캉탱이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며 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인공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반복적인 구토증세의 의미를 밝히고자 한다. 철학적인 관념들로 인해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편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통해 사르트르의 철학에 한발 다가갈 수 있다.

사르트르가 알렉산더 칼더의 모빌이란 제목으로 모빌의 창시자이자 키네틱 아트의 선구자인 칼더를 소개하고, 제임스 존슨 스위니가 집필했던 1943년 뉴욕 현대미술박물관에서 열린 전시회 카탈로그를 요약하여 편집한 책. 그는 칼더의 움직이는 조각을 두고 "시적인 발명품이며 동시에 수학적이고 기술적인 조합이며 또한 자연의 감각적인 상징이기도 하다"라고 평했다.

1951년 초연된 사르트르의 희곡 작품이다. 16세기 독일의 농민전쟁을 배경으로 ‘괴츠’라는 인물이 절대적인 선을 행하려고 하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며 실패한다는 내용이다. 등장인물만 해도 30명이 넘으며, 상연시간도 4시간이나 되는 대작으로 이 작품의 리허설에서 사르트르와 카뮈가 처음 만나게 된다.

네크라소프는 언론과 사르트르를 비난하는 자들로 인해 유리해진 반공 세력의 선전에 대한 치열한 풍자이며, 동시에 그를 오해하는 세력에 대한 풍자를 빗댄 코미디 연극이다.

표기된 작품년도는 프랑스에서 작품이 출간된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